100GB를 향한 도전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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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BD)·고선명(HD) 이후의 광 저장기술을 확보해라.”

 차세대 저장 기술의 표준으로 떠오른 BD와 HD 진영의 표준 싸움이 한창인 가운데 이를 뛰어 넘는 ‘포스트 광 저장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HDD·ODD로 이어지는 일련의 광 저장기술 분야에서 탄탄한 인지도를 배경으로 국내업체가 포스트 광 저장기술의 연구개발을 주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28일 제주도에서 정보저장시스템학회 주최로 개막하는 ‘차세대 정보 저장기술’ 국제 심포지엄은 차세대 저장기술 개발을 위한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LG전자·전자통신연구원·과학기술연구원·전자부품연구원 등 주요 국내업체와 연구소를 비롯한 후지쯔·필립스·TDK 등 글로벌 업체의 석학이 다수 참가해 차세대 저장기술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인다.

 ◇어떤 기술이 떠오르나=차세대 광 저장기술은 한마디로 ‘속도와 용량’ 경쟁이다. 얼마나 데이터를 빨리 읽고 쓸 수 있으며, 얼마나 많이 저장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광 저장기술은 불과 몇 년 사이에 엄청난 속도로 발전했다. CD 당시 저장 용량은 0.7GB에 불과했으나 DVD로 넘어오면서 4.7GB까지 늘어났으며 최근 표준 경쟁이 한창인 BD와 HD는 고화질 화면 2시간 분량을 하나의 미디어에 저장할 수 있는 20G∼23GB에 달한다.

 포스트 광 저장기술은 이보다 용량 면에서 4∼5배 정도 큰 100GB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NFR(Near Field Recording), 슈퍼RENS(Super Resolution Near Field Structure), HAMR(Heat Assisted Magnetic Recording) 등이 대표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BD와 HD의 주도권 경쟁이 한창이지만 이미 기업 연구소에서는 5∼6년 이후를 겨냥해 각기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중이다. 광 저장기술 분야에서는 누가 먼저 빠르게 기반기술을 확보하고 시장에 진입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차세대 저장기술과 관련한 국제적인 행사로 처음 열리는 이번 세미나에서도 각 기술의 장단점을 비교하면서 새로운 표준 확립을 위한 토론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업체가 뛰고 있나=세계 광 저장기술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과 LG전자를 비롯한 소니·필립스·TDK·후지쯔 등 세계적인 정보저장 시스템 업체가 이미 연구개발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이들 업체는 연구개발 단계부터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벌써부터 암묵적인 제휴와 연합전선을 형성하는 등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포스트 저장기술 가운데 NFR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소니와 필립스는 공동으로 이를 실용화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 세미나에서도 이들 업체는 ‘공기 간극 제어 고체 침지 렌즈 기록(Air Gap Controlled Solid Immersion Lens Recording)’ 기술을 소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TDK는 기존 DVD 기술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미디어 내부에 근접 기록 기술을 적용해 저장용량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슈퍼RENS 분야 원천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 밖에 광 저장시장 분야에서 시게이트와 경쟁을 벌이는 후지쯔가 열자기 복합기록(HAMR)을 통해 저장 용량을 10배 이상 높이는 기술에 도전하고 있다.

 ◇시장 전망=IDC에 따르면 HDD와 ODD로 대표되는 세계 정보 저장기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4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올해를 기점으로 연평균 20% 이상씩 고속 성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플래시 메모리 비중은 점차 줄어들면서 이 시장을 대체해 나갈 것이라는 예측이다.

 특히 사용 대상 제품도 컴퓨터에서 AV기기를 비롯한 일반 디지털 기기로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PC시장은 점차 위축되지만 PDA·MP3P·디지털 카메라 등의 휴대용 정보 저장기기에서의 탁월한 성장세를 낙관하고 있는 것. 이를 선점하기 위한 포스트 저장기술 경쟁도 치열해 표준을 둘러싼 산업계의 경쟁이 올해를 시작으로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보저장시스템학회장을 맡고 있는 박영필 연세대 교수는 “이미 전세계의 주요 글로벌 업체는 BD·HD 이후의 연구개발을 시작한 상황”이라며 “광 저장 분야에서 세계적 우위를 가진 우리도 연구 방향을 적절히 설정하고, 관련 분야에서의 국제적 협력을 증진해 포스트 저장기술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포스트 광 저장기술을 선점하기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저장기술 국제 세미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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