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필요없습니다. 종이 한 장만 들고 와도 좋으니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십시오.” “영업 임원과 기술담당 임원이 형식적으로 만나지 마십시오. 한 달에 한 번씩 정례 미팅을 가집시다.”
안경수 일본 후지쯔 경영집행역의 나지막한 한 마디에 일본인 직원들은 충격을 받았다. 임원보고에서 형식을 없앤 파격적인 보고 지침이나 옹벽처럼 두꺼웠던 기술과 영업 간 교류는 70년의 후지쯔 역사상 없었던 일이다. 지난 1935년 후지쯔 창사 이래 외국인이 경영실권을 가진 이사회 멤버(경영집행역)에 오른 것은 그가 처음이다.
그러나 후지쯔 임직원들은 왜 안경수 한국후지쯔 회장을 이사회멤버로 선택했는지 1년 만에 몸으로 느끼고 있다. 무한경쟁 시대에 기업에는 국경이 없다. 오직 탁월한 국제 경영자만을 요구한다. 안 회장이 IT코리아의 맨 앞에 서 있는 이유다.
전세계 직원수 15만7000여명, 연간 매출 4조7000억엔을 올리는 일본 최대 IT기업 후지쯔는 안경수 경영집행역 아래에서 절반을 움직여 가고 있다. 안 경영집행역은 한국은 물론 대만·중국·인도네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11개 후지쯔 현지법인 회장을 맡고 있다. 항공사 마일리지가 200만 마일을 넘어섰다는 것이 글로벌경영자로서 그의 이력이다.
한국의 IT산업이 배출한 첫 번째 글로벌 경영자. 글로벌 경영자가 되기 위해 그가 꼽는 최소한의 덕목은 세 가지다. 먼저 ‘어댑티브(adaptive)’다. 언제 어떤 상황에도 바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국제경영자로서 갖춰야 할 최대의 덕목이라고 강조한다. 두 번째는 ‘숫자감각’이다. 매출액이나 순익 등 각종 경영상의 지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분명히 파악해 낼 수 있어야 의사결정을 합리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균형감각’을 빼놓지 않는다. 서로 다른 문화에서 기업을 가꾸려면 상대방의 말도 신중히 듣고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균형감각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글로벌 경쟁력이면 어디서든 통한다는 그의 논리는 세계 무대로 웅비하기를 꿈꾸는 젊은이의 잠재력을 일깨운다. 한류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문화만으로는 안 된다. IT코리아의 꿈은 사람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IT코리아의 희망은 제2, 제3의 안경수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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