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엄지族 마음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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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1일부터 이동전화 번호이동성제가 완전 시행된다. LG텔레콤 가입자들도 전화번호(019)를 그대로 유지하며 다른 사업자(SK텔레콤, KTF)로 옮길 수 있게 돼 SK텔레콤, KTF의 순으로 순차적용한 번호이동성제가 완전 도입된다.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평지풍파를 일으킨 번호이동 시장이 1월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지, LG텔레콤 가입자들의 마음에 이통사와 단말기 제조업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번호이동 마지막 바람 얼마나 불까=1년간 이동한 SK텔레콤, KTF 가입자는 모두 284만명. 전체 가입자의 8% 정도가 가입회사를 바꾸는 대이동이 일어났다. 1월과 7월 SK텔레콤과 KTF에서 발생한 가입자 이탈현상이 마지막인 LG텔레콤에서도 재연될지가 관심사다. SK텔레콤은 1월 30만5000명에서 매월 21만∼26만명의 꾸준한 이탈을 경험했다. KTF와 LG텔레콤이 작심하고 SK텔레콤 가입자를 끌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번째로 도마에 오른 KTF는 첫 달인 7월 30만명을 빼앗겼을 뿐 이후로는 매달 10만명씩만 빼았겼다. 통신위의 영업정지 처분과 사업자의 클린마케팅 선언으로 시장이 식어서다. LG텔레콤은 시장안정화를 강력히 요청하는 한편 두 차례 경험에서 번호이동의 바람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내년 1월을 무난히 보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SK텔레콤과 KTF 영업조직에서 단말기 보조금 등 약간의 유인책만 써도 자발적 이동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특별한 영업전략이 없을 경우 1월 20만명 정도의 자발적 이동수요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LG텔레콤 가입자 유지전략 들어맞을까= 발등에 불이 떨어진 LG텔레콤은 통화품질 제고와 고객관리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600만 지키기에 부심했다. 내세운 카드는 저렴한 요금, 단말기 경쟁력 제고와 뮤직온, 뱅크온 DMB 신규서비스 등. 또 이용요금이 높은 고객을 중심으로 엔젤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만원짜리 애프터서비스 이용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벌여 각개격파한다는 전략이다. LG텔레콤은 특히 가입자가 12개월간 1000원씩 요금을 인하해주겠다는 조건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자칫 불법 마케팅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통신위 관계자는 “약관에 적시하지 않은 요금인하는 모두 불법”이라며 “약관 없이 특정가입자에 대한 선별적 요금인하는 불법 마케팅”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LG텔레콤은 타 사업자들이 우리 회사로 넘어온 고객에게 역이동을 종용하는 사례가 종종 발견돼 해당 가입자에 ‘월 1000원씩을 받고 시장감시단으로 활동해줄 것’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법 보조금 철퇴 다시 등장할까= 통신위는 영업정지 이후 하반기엔 불법 보조금 지급에 대한 심결을 미뤄왔다. 칼을 뽑지 않고도 시장을 안정화했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SK텔레콤과 KTF도 내년 클린마케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러나 통신위 관계자는 “일부지역에서 최근 번호이동 예약가입 건수가 늘어나는 등 불법 보조금 지급 사례 발생이 수위를 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 열리는 통신위가 지금까지 미뤄온 불법보조금 지급건을 심의속행해 어떤 처벌을 내릴지가 관심사다. 통신위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불법사례가 회사의 지원에 따른 것인지를 집중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