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WCDMA폰 시장 `전운`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세계 WCDMA 휴대폰 시장규모 전망

카메라폰에 이어 3세대(G) WCDMA폰 분야에서도 한·일간 전면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유럽과 미국의 WCDMA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자국시장에 주력해온 NEC·샤프 등 일본 기업들이 최근 들어 서유럽 WCDMA 시장 확대를 공개적으로 선언, 한국과 일본기업간 WCDMA 시장 쟁탈전의 막이 올랐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이 같은 움직임은 일본 업체들이 자국 시장이 포화단계에 이르고 경쟁격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영업이익률 4%대)가 심화되면서 이를 위한 타개책으로 서유럽과 북미지역 시장 공략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NEC·샤프 등 일본 업체들은 특히 WCDMA 칩을 구매해 단말기를 개발, 이통사업자에 공급하는, 이른바 국내 업체와 유사한 비즈니스 형태를 띠고 있어 전면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NEC는 유럽의 보다폰과 허치슨에 자사의 3G WCDMA폰을 공급하면서 유럽시장 확대를 선언했다. 샤프도 보다폰에 WCDMA 휴대폰을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독일의 T모바일과도 공급협상을 벌이고 있다. 산요 역시 내년에 오렌지와 100만대 가량의 WCDMA폰을 공급키로 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기업은 특히 내년 서유럽 WCDMA폰 공급량을 2∼3배 늘린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기업들은 특히 유럽시장에 진출한 자국의 통신서비스사업자인 NTT도코와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프랑스·스페인 등에서 i모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있는 NTT도코모는 유럽에서 i모드 가입자수를 장차 6000만명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유럽시장에 공급하는 3G 단말기는 NEC·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이 유력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보다폰과 WCDMA폰을 공급키로 하고 초기 물량을 공급중이기는 하지만 이 같은 일본 업체들의 움직임에 긴장한 빛이 역력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이 자국 내에서는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어떨지 아직 평가를 내리기는 이르다”면서도 “자국내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단말기 제조 노하우를 활용하고 서비스업체와 동반 진출하는 모양새를 취할 경우 파장이 만만찮을 것”이라고 우려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일본업체들이 군침을 삼키고 있는 중국시장과 관련해서는 중국 고유 3세대(G) 이동통신서비스 방식인 TD-SCDMA(시분할 연동코드 분할 다중접속:Time Division-Synchronous CDMA) 전용 휴대폰을 처음으로 개발, 시연하는 등 유리한 입지를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LG전자도 일본 업체와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허치슨·오렌지·텔레포니카·O2 등과 3G단말기를 공급키로 해 유럽시장서 강세를 장담하고 있다. 북미지역의 경우도 싱귤러에 자사의 단말기를 공급키로 한 만큼 일본 업체에 비해 한발 앞섰다는 평가다. LG전자 관계자도 “일본 업체들이 해외시장을 강화할 경우 우리나라 업체와 가장 큰 경쟁이 될 것”이라며 “NTT도코모 등 유럽시장에 진출한 서비스사업자와 공동보조를 취할 수 있어 파괴력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업체들이 유럽과 북미·중국시장의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때맞춰 삼성전자·LG전자 등 한국업체들은 NTT도코모와 접촉을 갖는 등 일본시장 공략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1차적으로는 내년 서유럽시장서 한·일전이 벌어지고 이후 북미시장과 중국시장, 일본시장 나아가 국내 시장서도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