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손꼽히던 ‘하프라이프2’가 드디어 게이머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프라이프2’의 패키지와 스팀 다운로드 서비스가 17일부터 일제히 시작되는 것.
하지만 ‘하프라이프2’는 기존 게임과는 달리 패키지와 함께 스팀으로도 배포되기 때문에 대다수의 게이머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상황이다. 패키지를 구입해야 할 지 아니면 스팀 다운로드 서비스를 이용해야할지 알아본다.‘하프라이프2’의 개인용과 PC방 판권을 각각 맡고 있는 손오공과 스타일네트워크측에 따르면 개인용의 경우, 스팀 다운로드 서비스는 비슷한 구성의 패키지에 비해 가격이 훨씬 비싸기 때문에 대부분의 게이머들에게는 무의미하다.
더구나 패키지로도 스팀 서비스를 이용해 멀티플레이를 할 수 있다. 손오공측에 따르면 패키지 구매자에게도 스팀 시리얼키가 무료로 제공되며 스팀에 등록해 한글 패치를 받아야 한다. 스타일네트워크측에서도 패키지나 스팀을 똑 같이 서비스 받게 된다고 밝혔다.
스팀으로 게임을 받는 것 자체도 불편한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직접 밸브사 홈페이지에 가서 신용카드로만 결제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고 배송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하프라이프2’ 패키지는 크게 일반판과 특별판 2가지가 나왔다.
일반판은 CD 6장에 ‘하프라이프2’ ‘카운터스트라이크(이하 카스) 소스’ 등의 게임이 담겨있고 레퍼런스 카드, 가죽 마우스패드와 한정 제작 포스터(예약판매) 등이 제공되며 가격은 4만5000원.
북미판 직수입 영문판인 특별판은 ‘하프라이프2’ ‘카스 소스’ ‘하프라이프 1 소스’에 한정제작 티셔츠, 하프라이프 2 프리마북, 포스터(예약판매) 등으로 구성되며 가격은 6만9000원. 프리마북은 프리마에서 발매하는 ‘하프라이프’ 3종가이드 북에서 중요 내용을 발췌해 100여 페이지 분량으로 재편집한 것으로 전략가이드, 모드 제작 가이드, 제작과정 비화 등의 내용을 풀컬러로 인쇄했다.
이에 비해 스팀 ‘하프라이프2’ 다운로드 상품은 브론즈, 실버, 골드 등 3종이다.
브론즈는 ‘하프라이프2’ ‘카스 소스’ 등 패키지 일반판과 같은 게임으로 구성되며 따라오는 부수물도 없는데 가격은 49.95달러(이하 세금별도, 약 6만원)로 오히려 비싸다. 살래야 살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상품이다.
실버는 ‘하프라이프2’ ‘카스 소스’ ‘하프라이프 1 소스’ ‘데이오브디비트(DoD)’ 등 밸브에서 제공하는 모든 스팀 기반 게임으로 구성된다. 패키지 특별판 게임에 DoD가 더 추가된 셈인데 이 상품 역시 가격이 59.95달러(약 7만2000원)로 비싼 편이다. 유럽 등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DoD’를 반드시 해봐야만 하겠다는 사용자에게만 의미 있는 상품.
골드는 실버 상품에 공식 전략 가이드, 포스터, 모자, 엽서, 스티커, 사운드트랙 CD 등의 부수물로 구성됐으며 신규 사용자 5000명당 한명을 추첨해 밸브 방문 특전을 제공하고 가격은 89.95달러(10만8000원). 마니아에 수집광이 아닌 이상 엄두를 내기 어렵다.손오공측은 패키지와 스팀에 대해 기호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게이머들이 눈에 보이는 CD와 부수물 등에 대한 로열티가 높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패키지를 이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오공의 이선정 대리는 “게이머들은 포스터 등 유형적인 것에서 손맛을 느낀다”며 “하프라이프를 사는 것은 문화를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일네트워크의 신준경 실장 역시 “가격이 맞지 않아서 개인 대상 영업은 아예 하지 않는다”며 “굳이 스팀 상품을 구매하려면 본사 홈페이지를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DoD’가 국내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외국에서는 인기”라며 “이 게임이 포함된 실버가 주력 상품”이라고 덧붙였다.
스타일네트워크는 현재 PC방 시장 활성화를 위해 현재 10개로 돼있는 IP 최소 단위를 조정하고, 종량제 등을 도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프라이프2’가 아무리 재미있어도 함께 할 게이머를 찾을 수 없어 멀티게임을 즐길 수 없다면 제 값을 못하는 셈. 현재로서는 일단 순항 중이다. 손오공측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4일 패키지 특별판 예약판매이 실시했는데 1000장이 3시간만에 매진됐고 쇼핑몰마다 50~60개씩 초과 주문이 쌓여 추가 발주에 들어갔다.
손오공의 이 대리는 “스타일네트워크와 PC방과의 불협화음 때문에 약간 걱정하기는 했다”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하프라이프2’가 정치적인 이슈를 넘어설 만큼 게이머들이 기대를 걸고 있는 게임임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손오공은 ‘하프라이프2’를 12월 말까지 1만장을 판매하고 비수기가 시작되기 전인 내년 2월까지는 2만장을 판매한다는 목표다.
손오공측은 밸브로부터 개인용에 대한 판권만 받았다고 밝힌 상황이다. 따라서 개인용·영업용에 대한 구분이 없이 판매돼 논란의 소지가 있었던 카스와는 달리 PC방측에서 ‘하프라이프2’ 패키지를 구입, 설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워낙 패키지와 스팀 다운로드와의 가격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이를 설치하는 PC방도 적지 않게 생겨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래픽 뛰어난 FPS의 명작
하프라이프 2’는 영화장면처럼 사실적인 환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뛰어난 그래픽이 압권인 게임.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 듯한 게임 스케일과 이를 뒷받침 해주는 탄탄하고 빠른 스토리 진행이 게임에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이 게임은 세계 최고의 물리 엔진으로 평가 받는 ‘소스’ 엔진으로 만들어졌는데 실제 세계의 물리법칙을 적용함으로써 게임에 등장하는 돌덩이, 트럭 등 각 물질들에 중력, 부력, 마찰력 등이 사실적으로 반영돼 사실감을 극대화하고 각 물질들의 질감도 제대로 살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데이오브디피트(DoD)’는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하프라이프 모드(MOD)게임으로 유럽전선의 연합군과 독일군간의 전쟁을 실감나게 재현했다.
2차 세계대전의 배경 무대였던 유럽 쪽에서는 ‘카운터스트라이크(이하 카스)’ 만큼의 인기를 끌고 있으며 독일에서는 이미 ‘카스’의 인기를 뛰어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유럽의 큰 게임 대회인 ‘배틀포유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으며 파일 플래닛에서 실시한 2002년 최고의 모드투표에서 카스를 10%나 앞선 투표수로 1위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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