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해외 전략시장을 가다](6)중국(상)

 중국의 경이로운 경제성장이 숱하게 거론되지만 볼 때마다 놀랍다. 전 세계 굴삭기의 ‘4분의1’이 중국에 몰려 있다는 우스개 소리가 현실로 다가왔다.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연안을 따라 울리는 건설의 굉음은 중국경제가 세계 최강국을 향해 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제 최강국을 위한 중국 정부나 지방정부의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발전을 위한 투자유치에 발벗고 나선다. 최고의 혜택과 대우를 내걸고 외국돈 모셔오기에 혈안이다. 가는 곳마다 더 좋은 혜택, 더 나은 복지를 내세우며 외국기업 모셔오기 위해 열중이다.

베이징 서남쪽에 위치한 IT중심(中心) 중관춘(中關寸)은 대대적인 변신을 시도한다. 몇 년전만 해도 불과 몇 개의 IT기업이 모여 있고 전자상가 정도로만 알려진 이 곳이 지금은 최대의 해외 합작 사업단지로 탈바꿈했다. ‘총부기지(蔥部基地)’ 라는 명칭으로 세워진 합자 사업단지는 그 규모에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총부기지는 총 120만평의 부지위에 인민폐 45억 위안을 투자해 건설하는 빌딩단지이다. 주로 사무동이다. 생산시설은 베이징 인근에 마련중으로 완공되면 산업시설이 베이징을 받쳐주는 형국이다. 500여개의 독립된 빌딩이 들어서고 통신장비, 바이오 등 첨단 IT기업들이 입주한다. 이 규모는 전 세계 4번째의 업무기지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같은 초대형 업무단지가 중국의 55개 첨단 기술단지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앞으로 이 같은 기술단지가 무려 54개나 더 생긴다는 것은 중국이 첨단기술에 얼마나 집중하는지를 보여준다.

총부기지의 한 관계자는 “총부기지는 중국이 계획하고 있는 중관촌 과학특구의 비즈니스중심지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라고 장담했다.

중국의 투자유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각 지방마다 경제특구를 만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세계 최대의 도시 상하이의 경제신구는 이미 산업단지로서 면모를 굳혔다. 이 곳을 찾는 수많은 투자자와 방문객들로 신구청은 매일 몸살을 앓고 있다. 교육목적으로 방문할 때에도 1인당 40원(한화 약 6000원)의 내야 한다. 그래도 오는 사람이 끊이질 않는다.

옛 오(吳)나라의 영화 재건을 꿈꾸는 쑤저우(蘇州) 역시 산업도시로서의 꿈을 펴고 있다. 비단으로 유명한 도시이지만 현재는 첨단산업을 유치하기 위해 수많은 당근을 내놓았다. 쑤저우공업원구는 중국대륙에서 처음으로 전자문서교환(EDI)을 설치하고 ‘행정 비용 제로’정책을 펴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이 입주한 공업지구다. 쑤저우공업원구는 가상공항인 SVZ코드를 얻어 물류에서도 혁신을 꾀하고 있다. 가상공항이란 실제 공항은 없어도 물류코드를 부여받아 화물운송에서 인근 국제공항의 세관을 경유하지 않고 직접 화물을 배달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쑤저우공업원구 관리위원회 투자유치국 샤준난(師君南) 국장은 “쑤저우의 인력공급률은 공급 대 수요가 14 대 1”라며 “싱가포르의 지원체제를 배우기 위해 1년에 한번 씩 싱가포르 연수를 다녀온다”라고 말했다. 지상 최대의 사업지원서비스를 지향하는 쑤저우공업원구는 특히 한국의 첨단 IT기업의 유치를 바란다.

그는 “한국의 최대기업인 삼성전자가 쑤저우에 공장을 운영하는 것은 그만큼 입지적인 조건이 유리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상하이와 인접해 한국의 첨단 IT기업들의 입주할 경우 물류적인 조건도 매우 좋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쑤저우와 인접한 항저우(抗州)는 중국인들이 늘 보고싶어하는 ‘서호(西湖)’를 품고 있는 도시다.

 이 도시도 공업지구개발에 동참했다. 국제 업무도시로서 특구개발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교육과 물류, 노동력을 앞세워 상하이-쑤저우-항저우의 삼각벨트를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삼각벨트의 투자유치전략은 외국인과 내국인의 차별화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세금을 감면해주고 행정절차를 최소화하고 생활의 편의를 최대화 한다는 것. 영종도를 국제업무도시로 만든다는 우리 정부의 구상 보다도 더욱 진보적이다.

샤준난 국장은 “외국인 투자 지역은 일종의 경제 치외법권적인 지역”이라며 “국외송금 등에서 그동안 겪었던 불합리를 말끔히 해결해 기업 천국을 만드는 데 목적을 뒀다”라고 말했다.

NHN이 지분의 50%를 투자한 아워게임의 김정호 총재는 “중국이 무서운 것은 사실”이라며 “지금 투자를 하는 것은 중국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으로 거대 시장을 형성했을 경우 같이 공생하는 차원에서 이뤄진다고 보면 정확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더 이상 잠자는 용이 아니다. 이미 아시아를 대표하는 경제강국으로 떠올랐다. 중국 국제라디오방송의 중국교포 조설매(趙雪梅) 기자는 “중국정부의 산업진흥책은 외국인 투자라는 적극적인 방법을 통해 이루어지며 외국 자본이나 기술 모두 중국의 것으로 인식한다”며 “중국 대도시 이외에 중소도시에서도 경제발전을 위한 특구전략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

*[인터뷰]흐야오리앙(何耀良) 베이징캐피텔 부총재

“중국 모바일 통신시장의 올 상반기 성장률은 7% 정도로 눈에 띄게 성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성정 잠재가능성은 아직 무궁무진합니다. 따라서 베이징 캐피텔의 전략은 통신시장의 성장에 따라 보급형 단말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맞췄습니다”

중국기업 최대의 휴대폰 생산업체인 베이징캐피텔 흐야오리앙 부총재는 저가 제품에 시장 공략에 마케팅의 초점을 뒀다고 밝혔다. 고가 제품 시장은 이미 삼성이나 노키아가 장악한 상태. 더욱이 고가제품을 만들 만큼의 기술력이 따라주지 않는다고 그는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나 기술은 시장이 요구하는 선에서 가장 빛을 보기 마련. 그는 “한국에서처럼 무선인터넷이 발전하지 못했고 컬러링이나 아바타가 완전 대중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기능이 다양한 휴대폰을 출시하는 것보다 저가 폰 위주로 시장을 장악해 나가는 게 유리하다”고 시장전략을 설명했다.

국유기업이라서 변화하는 통신시장을 따라잡을 수 있을 지 의문이 들었다. 그는 “시장 반응에 다소 느리게 반응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과감한 인센티브제를 도입해 국유기업의 단점을 피하고 사업부에 최대의 권한을 주어 시장 반응에 발빠르게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울 때 국가자금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대형 프로젝트를 수용하는 능력에선 타기업을 앞선다”고 나름대로의 장점을 역설했다.

현재 컬러폰과 카메라폰을 출시에 매진하는 캐피텔은 디지털콘텐츠 사업에 대해 하드웨어 탑재에 주력할 뿐 아직 온라인서비스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 포석으로 무선 디지털콘텐츠의잠재가능성을 인식하고 한국의 무선디지털콘텐츠기업인 디지탈아리아와 합작형태로 ‘북경신주동채이동기술유한공사’를 설립, 운영중이다.

“휴대폰의 진화는 한국을 통해 확실히 알고 있지만 지금 중국이 필요로 하는 휴대폰은 저가의 보급형 제품”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 그는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휴대폰을 만들고 점진적으로 기술을 개발해 나가는 방법으로 서두르지 않는 ‘만만디’전법을 구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