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한국IBM, 노트북시장서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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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분할을 앞두고 있는 LG전자와 한국IBM이 노트북 시장에서 ‘진검 승부’를 벼르고 있다.

 LG IBM의 분할을 공식 선언한 지 한 달을 맞는 LG전자와 한국IBM은 조직을 새로 정비하고 독자 프로모션에 시동을 거는 등 분리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비록 올해 말까지 LG IBM은 존속하지만 이미 사업 조직·제품 라인업·마케팅에 관한 기본전략을 확정짓고 브랜드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물밑 작업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동지’에서 ‘경쟁자’로 다시 출발선에 선 LG전자와 IBM은 공통적으로 노트북 시장에서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어 내년 국내 PC시장의 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LG전자, 시장 점유율 변함없다=마케팅 조직이었던 LG IBM 임직원 중 LG전자 출신은 대부분 LG전자의 마케팅 총괄부문인 국내 영업본부로 배치를 마무리한 상황이다. PC사업과 관련해 LG전자는 크게 생산과 연구개발 조직으로 PC사업부(노트북과 데스트톱), DID(LCD·CRT 모니터), DS(광스토로지) 등을 거느려 왔다. 이번에 충원된 마케팅 인원을 십분 활용해 생산과 마케팅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먼저 지난해 초부터 시동을 건 자체 노트북 ‘X노트’ 프로모션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출시 2년 만에 시장점유율 2위에 오른 X노트의 브랜드를 극대화해 이를 축으로 데스크톱 ‘멀티넷’으로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LG전자는 최근 개인 시장에서 노트북 판매율이 급증함에 따라 개인 소비자를 겨냥한 마케팅에 초점을 맞춰 영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LG는 X노트가 IBM의 주력 제품인 ‘씽크패드’에 비해 브랜드 면에서 크게 우위에 있다고 판단해 분리 이후에도 점유율 2위는 문제없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IBM, 기술력으로 승부하겠다=LG IBM의 분리작업이 진행중인 상황이지만 한국IBM도 새로 조직을 정비하고 지난달 말부터 발빠르게 ‘IBM 독자 브랜드’ 알리기에 나섰다. 한국IBM은 올해 말까지 제품 자체보다는 IBM의 앞선 기술력을 알리는 데 주력키로 했다.

 특히 시스템 보호·보안과 관련한 첨단기술인 ‘씽크밴티지기술(TVT)’을 적극 알려 ‘기술력 있는 글로벌 PC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쌓을 계획이다. 이미 한국IBM은 TVT기술을 탑재한 제품을 ‘에어백 노트북’이라는 컨셉트로 지난달 말부터 프로모션을 진행중이다. 이와 함께 한국IBM은 노트북 ‘씽크패드’와 데스크톱 ‘씽크센터’를 주로 기업 시장을 겨냥해 시장 공략에 나섰으나 앞으로는 개인 소비자 쪽에 초점을 맞춰 인지도를 높여나가기로 했다.

 한국IBM은 소비자 시장을 위해 퍼스널컴퓨팅그룹(PCG)을 기존 프린터·저장장치 위주에서 PC부문까지 확대 개편했으며 서비스사업부를 맡았던 박희수 상무를 그룹 본부장으로 내정했다.

 한국IBM의 관계자는 “PCG를 인원과 규모 면에서 크게 확대하고 있다”며 “연말까지는 IBM의 앞선 PC기술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내년 초부터는 자체 라인업을 갖추고 제품별 점유율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PC시장 판도는=역시 관전 포인트는 ‘노트북’시장이다. 서버와 데스크톱과 관련해서는 LG IBM 당시에도 사실상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큰 변화가 없는 반면 노트북 시장에서는 적지 않은 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LG IBM은 올 상반기 기준 노트북과 서버 분야에서 2위를 점하고 데스크톱에서는 3위를 유지했다. 노트북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함께 2강 체제를 구축하고 서버 분야에서도 한국HP에 이어 부동의 2위를 고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LG IBM 당시에는 노트북에서 씽크패드와 X노트가 서로 시너지를 이루며 브랜드와 고객 충성도 면에서 상당한 효과를 봤지만 분리 이후에도 효과가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앞으로 LG전자는 공격 프로모션에 나서 독자 브랜드의 인지도를 얼마나 높이느냐에 따라 분할 이후의 성패가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IBM의 경우 자체 영업조직을 얼마나 활성화하느냐에 따라 시장점유율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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