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남북 통신교류 협력 방안

이제 남한이 북한의 최대 수출국이 되는 만큼 남북교역의 비중이 커졌다. 경제 분야뿐만이 아니라 사회·문화·예술 등 분야에서도 교류가 점차 확대되어 매년 방북자의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와 같이 남북 간 통상과 통행의 증진에 따라 통신교류의 필요성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북분단과 전쟁으로 아직까지 서로 헤어져 살아야 하는 수많은 남북이산가족 간의 통신소통은 우리에게 절실한 과제다.

 통신교류의 필요성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현재 남북 통신회선은 당국 간 연락 및 회담을 위한 33회선과 KEDO경수로사업, 금강산관광사업, 개성공업지구사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위성으로 일본을 경유, 연결한 31회선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을 보면 현재 남북한 간의 통신교류는 남북 경제교류에 수반해 최소한의 필요한 정도에 그치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남북한 기업 또는 주민 간의 실질적인 남북통신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은 체제 유지를 위해 북한 사회의 통제 체제와 이에 따른 대외 교류에 대한 폐쇄적인 조치 때문이기도 하지만 빈약하고 낙후된 북한의 통신기반시설에서 기인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따라서 남북 통신교류의 확대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남북관계의 진전은 물론, 북한 통신기반시설의 대폭적인 확충과 고도화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가 이미 경험해 알고 있듯이 통신기반시설의 확충과 고도화에는 막대한 투자재원과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현재 북한은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통신망 구축에 필요한 기술과 재원을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더욱이 북한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경제난 해결을 위해 일련의 경제관리 개선조치를 취했지만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기본 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앞으로도 경제가 크게 발전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단기간에 북한이 자체적으로 통신기반시설을 확충, 고도화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외부로부터 지원과 참여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개성공업지구 통신망 구축은 북한 통신기반시설 확충 및 고도화 작업의 첫 단계로서 중요하다고 본다. 개성공업지구 통신망 구축과 통신사업이 일단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여타 남북교류협력지역에도 개성공업지구를 모델로 한 현대적인 통신망이 구축되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통신망은 북한에 있는 남한 기업이나 방문객들이 사용할 목적으로 구축하는 것이지만 인근 북한주민이 남한주민과 용이하게 통신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남북주민 간의 통신교류로 이어질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게 된다. 따라서 통신망 구축지역이 넓어질수록 남북 통신교류의 기회도 확대된다고 볼 수 있다.

 북한지역 통신기반 구축에 국내 기업들이 참여해 국산 장비 및 기기를 북한으로 반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다자간 국제협정인 바세나르협정과 국내의 전략물자 수출입공고 기준에 따라야 한다. 뿐만 아니라 미국과 교역을 하는 기업의 경우 미국의 수출관리규정도 준수해야 한다. 현재 북한은 미국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상품만이 아니라 미국 제품이나 기술을 10% 이상 포함한 타국의 상품도 수출 통제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북한으로 반출하는 통신장비 및 기기의 대부분은 현재 미국 수출관리규정의 통제대상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북한과 미국사이의 관계가 개선돼 북한이 테러지원국에서 제외돼야 한다. 그러나 북미관계 개선이 단기간 내에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정부 간에 긴밀한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북한 또한 당사자로서 반입된 통신장비와 기기가 원래 목적대로 설치, 이용되는 것을 외부에서 투명하게 볼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적극적인 협력이 요구된다.

◆강인수 KISDI 북한연구센터 소장 kis0522@kis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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