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국내 ITS 표준화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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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심화되고 있는 교통문제 해결을 위한 교통시설 개선 및 확충에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나 정부의 재원 조달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현재의 교통시스템의 운영 방식으로는 우리들이 겪고 있는 교통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교통체계를 지능화해 교통운영의 효율성을 확보하고, 교통안전 및 환경개선을 기해 보자는 자연스런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지능형 교통정보 시스템(ITS:Intelligent Transport System)’이다.

 ITS란 교통·전자·통신·제어 등 첨단기술을 도로·차량·화물 등 교통체계의 구성요소에 적용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수집·관리·제공함으로써 교통이용 편의와 교통안전을 제고하고 에너지 절감 등 환경 친화적 교통체계를 구현하는 21세기형 교통체계를 말한다.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은 70년대부터 교통혼잡과 교통사고로 인해 크게 늘어나는 사회적 비용 손실 등을 줄이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ITS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한국의 경우 90년대 들어서면서 교통사고, 물류비용 증가 등에 따라 교통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ITS의 도입 검토를 시작했다. 99년에 교통체계효율화법을 제정하고 2000년도에 ITS 기본계획21을 수립해 연차별로 국가 ITS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정부는 대전시·전주시·제주시 등 3개 도시를 ‘첨단교통 모델 시범도시’로 지정해 2002년도에 첨단교통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ITS 표준화의 중요성=ITS는 지리적으로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서 개별적 혹은 상호 연계된 통합적인 형태로 구현되기 때문에 인접지역간에 구축된 시스템이나 서비스간에 상호호환성과 연계성 확보가 필수적인 사업이다. 따라서 구축 시스템간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고, 장래의 중복개발 및 예산투입 등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고 효율적으로 ITS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술표준화 작업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한 예로 고속도로의 병목구간인 톨게이트에서 차량이 정차하지 않고 통행요금을 지불할 수 있는 ITS시스템인 자동요금징수시스템(ETCS:Electronic Toll Collection System)을 들 수 있다. ETCS의 경우 차량이 고속도로를 이용해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요금을 지불하기 때문에 전국 모든 지역의 톨게이트에서 동일한 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표준화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 불가결하다.

 표준화에 성공한 일본의 경우 2004년 현재 자동요금징수시스템 이용률은 15%를 넘어서 약 250만대의 차량이 자동요금징수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0년부터 고속도로 자동요금징수시스템의 도입을 위해 고속도로의 운영기관인 한국도로공사가 외곽순환도로에서 ‘하이패스’ 서비스를 시범운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처간 이견으로 관련 표준제정에 난항을 겪으면서 지난 4년간 매년 수백억원 이상의 교통편익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국민에게는 교통불편을 초래했으며 관련 기업에는 사업상 손실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행히 올 초 자동요금징수시스템용 통신표준(적외선 방식)을 국가표준(KS)으로 제정해 표준화 문제를 일단락 지음으로서 고속도로 자동요금징수 시스템은 전국적인 호환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표준화가 원활히 추진되지 못할 경우에는 사업시행의 연기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점과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다.

 ◇국제표준 추진현황=ITS 분야의 국제표준화 활동은 다양한 국제·지역표준화 기구 및 포럼 등에서 추진되고 있으나, 가장 대표적인 국제표준화 기구는 국제표준화기구(ISO) 기술위원회(TC)204를 들 수 있다. ISO TC204는 ITS 전반에 관해서 표준을 개발 제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지난 93년 구성됐으며 산하에 12개 작업반(WG)을 두고 있다. 현재 한국·일본·미국·캐나다·영국 등을 포함한 23개의 정회원국과 25개의 준회원국의 공공기관·기업·학계·연구소 등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지난 6월말까지 총24개의 국제표준을 제정했다. 지금도 약 60여개의 표준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우리나라에선 ISO 한국대표기관인 기술표준원이 95년도부터 정회원국으로 가입하고 국내에 ISO TC204 대응위원회인 교통정보전문위원회를 구성, 한국표준협회를 간사기관으로 지정해 ITS 국제표준화 활동을 시작했다. 2001년부터는 ITS 표준화의 중요성을 공감해 산업자원부·건설교통부·정보통신부 등 3개 부처가 공동으로 관련 WG에 전문가를 파견하는 등 본격적으로 ITS 국제표준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 표준화 추진현황=국내 ITS 표준화 활동은 국가표준기구인 기표원이 건교부·정통부 등과 협력하는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으며 부처별 관련단체인 한국표준협회·ITS코리아·국토연구원·한국전산원과도 상호 협력체계를 구성하여 추진하고 있다.

 ITS분야 KS화 활동은 기표원이 국제표준화에 공식 대응하는 동시에 국가표준을 제정·보급하고 있으며 지난 6월말 현재 ‘자동요금징수 시험절차 및 고정장비’ 등 11종의 표준을 개발해 KS로 제정했다. 현재 개발중인 3건의 표준도 KS 추진중에 있다.

 그리고 우리 기술을 국제표준화 하기 위한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데 현재 ‘교차로 충돌 경고 시스템 표준’ ‘대중 교통정거장 번호체계 표준’ 등 2건과 APEC-ISO 공동프로젝트인 정책보고서 1건에 대해서도 국제표준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주요 분야별 표준화 추진현황

 <대중교통정보시스템>

 대중교통정보시스템은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정보 및 관리의 첨단화를 위한 ITS 요소 시스템으로 대표적으로는 버스정보(관리)시스템을 들 수 있다. 버스정보(관리)시스템은 버스노선 및 위치·교통소통정보 등을 수집·가공해 시민들에게 버스노선 안내 뿐만 아니라 △버스의 출발·도착예정시간 △노선·환승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함으로써 효율적으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서울·안양·과천·부천·울산·대전 등 8개 도시에서 버스정보(관리)시스템의 구축을 완료하였거나 구축 중에 있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 도시간에도 통신방식, 버스정거장번호체계 및 노선DB 등을 서로 다른 체계를 사용중인데 버스위치추적방식의 경우 서울시는 GPS방식, 부천시는 비콘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통신방식의 경우에도 서울시는 무선 랜방식, 부천시는 비콘방식으로 서로 상이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위치추적 및 상호통신 등 시스템간의 연계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로 구축되어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정부는 구축중인 버스정보시스템에 적용시킬 표준을 제정하기 위하여 현재 국제표준으로 추진중인 ‘대중교통정거장번호체계(교통개발연구원 문영준)’에 대해 KS화 작업중이다. 또한 ‘버스정보시스템 위치추적방식’ ‘통신방식’ ‘노선DB 표준’ 등은 연구 개발중이다.

 <도로 및 차량 경고·제어시스템 분야>

 도로 및 차량 경고·제어시스템은 전방장애물경고장치 등의 경고 기능과 차량 감지기술을 기반으로 차량과 도로의 상호통신에 의하여 도로 상의 문제점을 실시간 차량에 전달함으로써 사고를 미연에 예방하는 시스템으로 현재 국제표준화는 자동차 선진국인 미국, 일본 및 유럽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분야는 표준개발단계의 초기 표준을 이미 미국·일본·유럽의 유명 자동차 회사들이 자체 생산차량에 적용, 상용화했고 나머지는 늦어도 1∼2년 내에 적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향후 세계 자동차시장은 직간접적으로 상당히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장비 자동인식분야>

 차량·장비 자동인식 시스템은 이동중인 차량과 도로 인프라 사이의 통신으로 차량 및 장비를 자동 인식하는 ITS기본 요소 시스템이다. 대표적인 응용시스템으로는 자동요금징수, 물류, 주차관리, 차량관리시스템 등이 있다.

 차량·장비 자동인식기술 국제표준화는 ISO TC204 WG4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KT로지스, KLNet 및 학계, 연구소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내표준그룹 회의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개발 및 사용되고 있는 차량 및 화물의 자동인식 시스템들은 국제표준과 KS 규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사용이 미비하다.

 ◇정부의 ITS 표준화 추진방향=교통문제가 국민의 고통문제로 끝나지 않고 나날이 사회·경제적인 문제로까지 파급되는 현실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로 정부의 ITS사업 활성화를 위한 국가표준 보급이 절실한 시점이다.

 따라서 기표원은 ITS의 주요 핵심표준인 전자지도 중앙 DB 구축을 위한 ‘GDF 표준’ ‘노드링크체계 표준’ ‘대중교통정거장 번호체계 표준’ 등을 신속히 제정 보급해서 전국적인 통합교통정보통신망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ITS 시스템의 안전성, 신뢰성 확보를 위해 각종 시험방법 관련 규격도 개발 보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향후 국제시장에서 우리의 영역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정부는 전략적인 국제표준외교활동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ITS분야 국제표준 작성에 실질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국제의장·국제간사·프로젝트 리더 등을 수임하고 있는 국제표준전문가가 없는 실정이다.

 국제표준을 받아들이는 수세적 입장에서 우리표준이 곧 국제표준이 될 수 있는 유리한 표준환경을 조성하는 데는 국제표준전문가와 같은 표준 리더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표준 리더 선임은 원한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라 각국간의 견제와 이해관계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앞으로 정부는 지금까지의 국제표준 기여도를 바탕으로 적극적 표준 리더 확보에 심혈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han@mocie.go.kr

*한태수 과장 약력

동국대학교 물리학과 (학사)

일본 츠쿠바 대학 공학연구과 (공학박사)

일본 츠쿠바 대학 연구원(90년)

일본 공업기술원 전자기술총합연구소 특별연구원(90∼93년)

일본 경제산업성 산업기술총합연구소 객원연구원(2002∼2004년)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정보표준과장 역임

현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정보시스템표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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