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기업 기술이전 빈도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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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학교기업 지원사업’을 펼치는 등 대학이 차세대 성장동력원 창출의 한 축을 형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으나 대학 기술의 산업계 이전 빈도는 매우 낮아 정부 지원사업의 전반적인 재검토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23일 기술거래 유관기관 및 기술거래사 등에 따르면 대학에서 연구개발된 대부분의 기술은 △짙은 학문적 특성 △대학당국과 교수들의 기술 시장성 확보에 대한 낮은 인식 등으로 산업계 채택률이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이에따라 상당수 대학 기술들의 연구활동이 개발수준에서 상용화로 나아가지 못하고 개발성과를 사장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대학에서 개발된 기술이 산업계로 이전되기 위해서는 전문 연구기관 설립과 함께 대학과 교수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현황= 한국기술거래소가 지난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공립대학과 사립대 보유기술은 각각 941건과 4555건. 이 중 2001년과 2002년 중 기술 이전 사례는 국·공립대학의 경우 4건과 6건이었으며 사립대는 89건과 119건에 그쳤다. 강인규 기술거래사는 “지난 1년 6개월 동안 100건 이상의 대학 기술 이전을 시도했으나 단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문제점= 대학이 개발하는 기술과 산업계에서 찾는 기술간의 격차가 큰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반재봉 기술거래사는 “대부분의 교수들은 결과물의 시장성 여부를 떠나 전공 그리고 자신의 흥미 위주로 개발한다”고 말했다. 한양대 기술이전센터 관계자도 “교수들은 논문을 작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기업과 대학의 관점 차이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교수의 산업화 노력 부족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강인규 기술거래사는 “기업은 개발시점부터 특허 신청을 하는 반면 교수들은 논문 발표 후 등록한다”며 “대학에서 신청한 특허 10개중 9개는 이미 등록됐거나 무효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안= 전문가들은 대학에서 개발한 기술을 산업계가 수용할 수 있도록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술거래소 여인국 기술거래본부장은 “해외의 엔지니어링 전문기업처럼 완성도가 낮은 기술을 높일 수 있는 전문 R&D기업을 양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학도 기술 산업화를 위해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고성철 산학연전국협의회 회장은 “상당수 대학이 교수 평가에 있어 논문 발표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주는 반면 산업화를 위한 노력에는 평가가 매우 인색하다”고 꼬집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