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풍부하고 개방속도 빠른 유망시장
우리나라 기업들이 카자흐스탄 정보통신사업 진출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기가링크가 최근 카자흐스탄 초고속인터넷 시범망 구축사업 계약을 한 것을 비롯해 LG CNS가 전자정부 구축사업, 네오테크가 ATM 공급 및 금융자동화 사업, 아시아벤처랩이 컴퓨터 및 컴퓨터 부품공급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중소기업 중에서는 후야정보통신·유앤젤 등이 본격적으로 나섰다. 대기업으로는 삼성전자·LG전자가 첨단 국민기업 이미지 심기에 나설 정도이며, SK텔레콤·LG CNS·효성 등도 적극적이다.
◇왜 카자흐스탄에 가나=독립국가연합(CIS) 중 가장 개방적인 개혁과 구조조정을 추진, 시장진입이 가장 용이할 뿐더러 연평균 10%대(CIS국가 중 1위)의 경제성장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풍부한 오일달러의 유입으로 자금여력이 있고 우라늄·금 등 광물자원의 수출로 경제적 여력이 생기면서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의 대 카자흐스탄 수출은 연간 50∼100%의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휴대폰과 컬러TV 등 IT·가전 제품 및 자동차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최근에는 의료용전자기기·건설중장비 등의 수출도 급증세를 기록중이다.
◇중소기업 진출 두드러져=기가링크는 초고속인터넷 시범망 구축사업 이외에도 감시장비 및 xDSL 장비 총판계약을 카자흐스탄 유력그룹인 라톤그룹과 했다. 후야정보통신도 현지 합작법인인 KDIT를 통해 조만간 본격적인 로토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앤젤은 이미 스마트카드 구축사업을 본격화했으며, 네오테크가 ATM 공급 및 금융자동화사업을 추진중이다. 아시아벤처랩 역시 컴퓨터 모니터·부품 공급사업을 준비중이다.
◇대기업 “첨단 국민기업 이미지 구축중”=삼성전자는 알마아타 시내 중심가에 4미터 높이의 대형 휴대폰 조형물을 설치하고 시내 곳곳에 대형 광고판을 설치하는 등 휴대폰·LCD TV·DVD·프린터 등 첨단 기업 이미지를 쌓고 있다. LG전자 역시 휴대폰과 첨단 가전제품을 앞세워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SK텔레콤이 이동통신 솔루션 공급사업을 추진한 결과 최종 사업계약을 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으며, LG CNS도 전자정부 구축사업을 추진중이다. LG CNS는 특히 가시화되고 있는 카자흐스탄 전자정부사업을 통해 CIS 지역 전자정부 및 SI사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전망=일단 카자스흐탄에서의 정보통신사업은 유망한 편이다. 나자르바예프 정부가 오일·우라늄·금 등 ‘광물자원 달러’를 기반으로 첨단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다음달에는 노무현 대통령도 카자흐스탄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우리나라와 카자흐스탄 간 협력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진출시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른 개발대상국가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프로젝트일수록 변수가 많고, 특히 권력지형의 변화에 따라 사업성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다양한 IT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권오석 카즈칸인베스트먼트 사장(40)은 “카자흐스탄 정부가 오일달러를 앞세워 한국을 모델로 한 첨단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에 대한 의지가 대단하고, 시장개방과 성장률에 있어서도 CIS지역 내 최고일 정도로 비즈니스 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 통신망 현대화사업, IT공단 건설 등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가 추진중”이라고 소개했다. 권 사장은 이어 “하지만 카자흐스탄 진출시 다른 개발도상국과 마찬가지로 현지 사정에 어두울 경우 낭패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카자흐스탄(알마아타)=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