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희망을 수혈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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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73, 대기업 BSI=86.4, 중소제조업 업황전망지수(SBHI)=78.9’

 한국은행·전국경제인연합회·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각각 이달들어 내놓은 8월 기업 경기전망 지수가 모두 기준치인 100을 크게 밑돌고 있다. 이 지수들이 모두 100을 넘으면 경기가 전월보다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업체가 더 많음을,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뜻한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 같은 부정적인 전망치가 최근들어 더욱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의 제조업 BSI를 비롯해 전경련 BSI와 기협중앙회 SBHI 모두 5월(각각 96, 113.2, 92.3)을 정점으로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처럼 대·중소기업 등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기업들이 경기전망을 어둡게 보는 데에는 △고유가 △국제 금리 인상 △중동 정세 불안 등 세계경제 불안요소에다가 그동안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수출마저도 성장세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기업들이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규제요인을 사전 차단하는 한편 우리 경제의 체질약화를 초래하는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무엇이 문제인가=내수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대외 여건이 급속도로 악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하반기 계절적 요인에 의한 석유 수요 증가에 중동 정세 불안 및 달러 약세에 따른 투기적 요인 가세로 고유가 추세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이 인플레이션 심화를 우려해 금리를 계속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것은 미국 경제 회복세를 둔화시켜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중동 정세가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 것도 대외여건 악화의 한 축을 형성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처럼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외여건이 나빠질 경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최근 나타나고 있는 수출둔화세는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지난 7월 수출은 5개월 연속 200억달러대와 8개월 연속 30%대의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전년대비 증가율은 지난 5월(42.0%)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다.

 현대경제연구원 전상준 수석연구원은 “기업들은 하반기에 국제 유가가 안정세로 돌아서고 미국·중국·일본 경기도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연말까지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 축소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책은 없나=기업들이 어두운 경제현실 속에서도 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한편 내수 부양에도 힘써야 한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전경련 경제조사실 이승철 상무는 “기업 투자뿐만 아니라 가계 소비에도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전국민이 경제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는 현 시점이 정부가 규제 완화에 나서는 데 가장 적기”라며 규제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우리 경제의 체질약화를 초래하는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 대·중소기업간 협력강화와 핵심부품·소재산업에 대한 지원확대도 요구되고 있다. 이와 함께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를 통해 경제취약점을 극복한 해외사례 등을 적극 벤치마킹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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