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미약정 IP공유기 사용자 인터넷 중단` 파장

KT가 사전약정없이 IP(인터넷프로토콜) 공유기로 초고속인터넷을 값싸게 이용해온 가입자들에 대해 이번 달부터 회선 제공을 중단하거나 벌금을 매기기로 해 갈등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KT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대상으로 인터넷전화(VoIP) 서비스를 제공해온 중소 인터넷전화 사업자들은 사실상 사업이 불가능해지고, IP공유기 장비 업계와 IP공유기로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해온 소기업 등 가입자들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KT측은 “고시촌 등에서 한 회선을 임대해 모든 입주자에게 인터넷을 사용토록하는 등 불법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달 2일부터 KT와의 약관 규정을 어긴 가입자에 대해서 계약 해지나 회선 제공 중단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KT의 또 다른 관계자는 “IP 불법 공유 사용자를 찾기 위한 감시 시스템을 올 하반기에 구축할 예정”이라며 “감지 시스템 적용 이전에도 IP공유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가입자에 대해서는 공문 발송과 함께 현장 점검을 통해 약관에 의한 제재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IP 공유기는 하나의 공인 IP를 최대 수백개의 가상 IP로 분할해 다수 PC에서 인터넷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장비다. KT를 비롯한 초고속인터넷업체(ISP)들은 그동안 “IP 공유기 사용의 확산이 트래픽 사용량 증가를 가져와 통신망에 부담을 줌은 물론, 초고속 통신망 서비스의 품질을 저하시키고 있다”며 이를 반대해 왔다.

 KT의 조치가 취해질 경우 KT초고속인터넷 가입자들은 인터넷전화를 이용할 때 인터넷 전화기에 별도의 IP를 할당받아야 하기 때문에, 회선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9월부터 시행되는 인터넷전화 서비스 시장에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가 아닌 다른 사업자들은 진입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또 지금까지 공유기를 이용해 저렴하게 인터넷을 이용해온 소규모 사무실이나 일반 이용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한 관계자는 “IP공유 기술은 ISP가 제공하는 통신대역폭을 나누어 쓰는 기술로 통신망의 과부하를 초래한다는 ISP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IP공유기 사용 제한은 거대 기업이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소비자 선택권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인터넷전화 업체 관계자들도 “KT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들이 값싼 인터넷전화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지난 2002년 정보통신부는 이 문제는 사업자들이 판단해 조치할 문제라는 내용의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고 설명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hcsung@ 김용석기자@전자신문,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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