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계 `잠못이룬 상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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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만 해도 뚜렷한 실적 호전을 보였던 보안 업계가 주춤대고 있다. 상당수의 보안 업체가 매출면에서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업체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작년에 비해 올해 큰 폭의 매출 상승을 기대했던 보안업계에 적신호가 켜졌다. 보안업계에서는 경기 추세 등 변수가 많지만 상반기에 대거 출시한 신제품 효과가 나타나는 하반기에는 상반기의 부진을 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몇몇 보안 업체는 보안 이외에 다른 사업으로 다변화하면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보안업계는 답보상태=보안업계의 대표 주자인 시큐아이닷컴과 안철수연구소는 적지 않은 성장을 이뤄냈다. 반면 올해 매출 목표를 보면 오히려 실적이 부진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작년 상반기 각각 100억원과 119억원의 매출을 낸 시큐아이닷컴과 안철수연구소는 올해 상반기까지 150억원과 13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올해 목표인 520억원과 380억원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보안 제품의 수요가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에 몰린다는 점을 감안해도 올해 매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

 매출이 뒷걸음질한 업체도 상당수다. 시큐어소프트는 작년 상반기 5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3억원 정도로 감소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59억원의 이니텍도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나마 퓨쳐시스템과 소프트포럼은 예상대로 매출이 성장돼 하반기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퓨쳐시스템과 소프트포럼은 각각 작년 상반기 106억원과 7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140억원과 9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하우리는 소폭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고 어울림정보기술은 거의 비슷한 실적을 올렸다.

 이에 따라 이미 몇몇 업체는 내부적으로 올해 매출 목표의 하향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실적이 좋은 소프트포럼도 목표 조정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을 정도다. 주요 보안 업체가 코스닥에 등록돼 있기 때문에 대외적으로는 목표 조정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못하지만 3분기에도 답보상태가 지속되면 매출 목표를 유지하기 힘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제품에 기대 건다=주요 보안업체들은 하반기 활로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가장 큰 기대주는 역시 신제품 효과다. 올해 주요 보안업체들은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했다. 침입방지시스템(IPS)이 주류를 이룬 가운데 백신 신제품도 줄을 이었다.

 시큐어소프트와 인젠이 기가비트 환경을 지원하는 IPS를 출시해 기존 국내외 IPS 전문 업체와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어울림정보기술도 조만간 IPS를 출시할 예정이다.

 IPS는 올해 들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이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따라서 IPS 제품의 선전 여부에 따라 실적 반전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홍선 시큐어소프트 사장은 “이미 금융권이나 대기업에서 외국 제품과의 성능 평가가 이뤄지고 있으며 평가 결과 토종 제품이 밀리지 않고 있어 하반기 전망이 밝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작년에 신제품을 거의 내놓지 않았던 안철수연구소는 올해 들어 PC용 통합보안 제품과 게이트웨이 백신 제품 등 차기 주력 제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하우리 역시 컴포넌트 개발 방법론을 사용한 백신 신제품을 계속 출시하고 있다.

 보안 사업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 활로를 찾는 경우도 있다. 하우리가 온라인 게임사업 진출 의지를 밝혔으며 어울림정보기술도 최근 별정통신과 부가통신 사업을 병행하기로 하고 오는 9월 초 열리는 임시주총에서 이를 통과시킬 방침이다. 또 넷시큐어테크놀러지는 게임 콘솔 유통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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