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지난해 연예인게임단이 주최한 한 게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뒷줄 오른쪽에서 두번째부터 인기 MC 윤정수씨와 박수홍씨.
#1 . “수홍아, 오늘 시간 돼? 저녁에 게임 한판할까?”(윤정수)
“좋지∼.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으로 이번엔 게임이 뭔지 보여주지.”(박수홍)
“그럼 오늘밤 경기는 연예인 게임단 주최 빅리그로 꾸며 보는 게 어떨까? 종목은 뭐로 할까. 요즘 뜨고 있는 골프 게임 ‘팡야’ 어때?” (박민준)
“게임 대회한다는 데 이 형님이 빠질 수 없지.”(배기성)
스타들도 게임을 한다. 물론 대화에 등장한 박수홍, 윤정수, 배기성 등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인기 연예인이다. 방송 출연하랴, 지방으로 출장 녹화하러 가랴, 노래 부르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연예인들이지만, 있는 시간, 없는 시간 짬을 내 게임을 즐긴다. 일하느라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고 동료들과 친목도 다지기 위해서다.
이 가운데서 인기 MC 박수홍과 윤정수, 가수 배기성(CAN)·김상혁(클릭B)·최정원(UN)·김현성·채리나, 탤런트 박광현 등은 이름난 게임 마니아들이다. 그냥 마니아 정도가 아니라, 연예인 게임단까지 결성해 활동할 정도니 게임에 대한 남다른 애착은 더 설명할 필요도 없을 듯하다.
연예인 게임단(Celebriies` Game Association 대표 박민준)이 탄생한 것은 벌써 4년 전인 지난 2000년 11월이다. 게임단 회원들이 즐기는 게임도 국민게임인 ‘스타크래프트’에서 PC게임 ‘에이지오브미솔리지’‘워크래프트3’ , 비디오게임 ‘진삼국무쌍’ ‘데빌메이크라이’ 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EA의 ‘FIFA’나 코나미의 ‘위닝일레븐 시리즈’도 인기종목이다. 때로는 ‘알까기’처럼 다소 쉽고 황당한(?) 게임들이 ‘명실상부한’ 대회종목으로 선정되기도 한다.
연예인 게임단은 박민준 대표와 박수홍씨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두 사람은 같은 군부대에서 만나 막역한 친구가 된 사이. 평소 게임을 즐겨했던 박수홍씨가 연예인 게임단을 만드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박 대표가 게임단 살림과 실무를 챙기면서 오늘에 왔다. 얼굴 보기 힘들고 바쁘기 그지 없는 연예인들의 모임이지만, 현재 회원수도 50명을 넘어섰다.
연예인 게임단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연예인 축구단, 연예인 야구단이 국내 프로축구와 프로야구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일으키는 데 기여했듯이 연예인 게임단 역시 국내 게임산업 부흥을 위한 작은 불씨로 기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을 흔히 공인이라고 하죠? 연예인 게임단도 창단과 동시에 그런 의미들이 부여가 되더라구요. 회원 연예인들 스스로도 게임단을 통해 좋은 게임문화 만들기에 동참하고 국내 게임산업도 활성화에도 기여하면 좋겠다고 의견을 같이했지요.”
연예인 게임단 박민준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로 연예인 게임단 공식 설립 취지에도 ‘게임을 좋아하는 연예인들이 모여 국내게임산업의 홍보사절단으로 업계 활성화에 기여하고, 정부와 기업, 유관단체와 함께 올바른 게임문화 정착과 정보사회 소외계층 및 불우청소년들을 위한 기금마련에 앞정선다’라고 명시돼 있다. 좋아하는 게임도 즐기고 사회와 청소년들을 위해 봉사할 수도 있으니 주위에서 봐도 참 뿌듯한 일이다. ‘소년소녀가장돕기 연예인게임대회’‘낙도 PC보내기 연예인게임대회’ ‘결식아동돕기 연예인게임대회’‘가족과 함께 하는 연예인게임대회’ 등 회원간 친목도모만이 아닌, 공익을 위한 공개 대회들도 1년에 1∼2차례 꼭 실시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문화관광부가 연예인게임단을 대한민국 게임홍보 대사로 공식 지정하면서 게임단 활동이 더욱 바빠졌다.
연예인 게임단이 그동안 꾸준히 공을 들여왔던 작업 중 하나가 전용 경기장을 짓는 것이다. 게임단 회원들이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도 있고 일반인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서다. 최근 급속히 발달하기 시작한 국내 게임산업에 또다른 활력소가 된 연예인게임단의 눈부신 활동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특별기획팀>
<팀장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인터뷰]연예인 게임단 박민준 대표
“‘건전한 게임문화’는 연예인게임단의 화두이기도 합니다. 연예인의 모습은 일반인의 역할 모델이 될 때가 많습니다. 연예인 게임단은 공인들이 모인 단체인 만큼 건전한 게임문화 정착에 씨앗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처음엔 인기 MC 박수홍씨와의 친분으로 연예인게임단 활동을 시작한 박민준(34) 연예인 게임단 대표는 시간이 흐를수록 역할론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4년 전 게임단이 창단됐을 때와 비교해 게임단 규모가 커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동안 게임산업계도 눈부시게 발전했고 청소년들의 놀이문화로서 게임이 미치는 파급력도 훨씬 높아졌기 때문이다.
명문대 출신인 박 대표가 처음 게임단 활동을 할 때만 해도 주위에서 괜히 오해하는 사람이 많았단다. ‘혹시 연예인 아니냐’, 아니면 ‘연예인 매니지먼트 관계자가 아니냐’ 식의 질문은 오히려 사소한 축에 속한다.
“낙도 PC 보내기 연예인 게임대회를 연 적이 있었습니다. 국내 유명 통신회사에서 후원한 대회였는데도 낙도에 보내기로 한 PC 50대 비용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더군요. 그래도 꿋꿋이 PC 50대를 약속한 어린이들에게 보내줬습니다. 그런데도 돌아오는 말은 얼마나 후원을 많이 받아 길래 PC 50대나 보내느냐는 반응이었습니다.”
그동안 박수홍씨 등이 개인 사재를 털어 게임단 운영비로 쓴 적도 여러 번이었다. 주위의 시선은 곱지 못할 때는 연예인게임단의 활동을 단순 친목 모임으로 대폭 축소하는 것이 맞지 않나는 고민도 했다.
“그래도 4년 동안 철저히 공과 사를 구분하면서 게임단을 이끌어오면서 주위에서 후원해주고 믿어주는 분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햇수로 5년째를 맞는 올해엔 게임단 활동의 도약을 위해 나설 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준비하고 있는 것이 ‘연예인 게임단 전용구장’이다. 일반인들과 접촉 범위도 넓히고 게임단 운영비도 적극 마련할 생각이다. 연예인 게임단에서 각종 게임대회와 게임출시 기념회 등 다양한 게임 관련 이벤트도 열 계획이다.
“아직 우리나라의 게임문화는 일천합니다. 문화라는게 결국 사회시스템의 성숙 정도와 맞물려있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 사용자, 업계 등 사회 각 주체의 노력이 중요합니다. 특히 관련 게임업계가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건전한 게임정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크게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는 건전한 게임문화가 정착되려면 게임을 즐기는 저변이 넓어지고 게임업계가 앞장서 건전문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 연예인 게임단 전용구장
연예인게임단 전용구장은 서울시 청담동 내 150평 규모로 PC방과 콘솔방이 복합된 형태의 문화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연내 개장이 목표인 이 연예인 게임전용구장은 앞으로 일반인들에게도 새로운 명소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예인 게임단(Celebrities’ Game Association) 연혁
2000년 11월 창단
2000년 12월 소년소녀가장돕기 연예인게임대회
2001년 3월 제1회 월드사이버게임즈 홍보대사 - 박수홍 단장
2001년 7월 낙도 PC 보내기 연예인게임대회
2002년 1월 장애인초청 인터내셔널게임대회
2002년 8월 결식아동돕기 연예인게임대회
2003년 7월 가족과 함께하는 연예인게임대회
2003년 12월 문화관광부 공식지정 대한민국게임홍보대사 위촉
2004년 3월 전국사이버체전 홍보대사 위촉
2004년 6월 e-sports 발전포럼 위원 위촉 - 박민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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