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지 최근 호에 흥미로운 기사 하나가 실렸다. 포춘지에 따르면 미국 첨단 기업의 정치권 로비가 눈에 띄게 늘어 지난해 무려 3890만달러를 로비 자금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를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500여 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일부 기업은 아예 워싱턴 사무소에 수십명에 달하는 상근 직원을 배치하고 전문 로비스트를 고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불필요한 지출에 ‘지극히’ 인색한 전자상거래 업체 e베이도 2000년부터 로비 자금을 대폭 늘려 지난해 56만달러를 썼다고 덧붙였다.
포춘지는 이에 대해 스톡옵션 처리, 외국인 기술자 채용, 온라인 세금 부과와 같이 수익에 직접 영향을 미칠 법안이 속속 상정되자 의회 로비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정치권을 외면하고 기술 개발에만 전념해 왔던 이들 IT기업의 달라진 정치 공세는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해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IT와 전자상거래 등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이제는 ‘특별한’ 서비스가 아닌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보편’ 서비스가 되었음을 보여 주는 실증적 사례다. 실제 일부 IT서비스는 기존 경제 구조와 체제를 허물고 ‘변방(아웃사이드)’에서 ‘주류(메인 스트림)’로 떳떳하게 부상한 상황이다. 다소 성급한 전문가들은 ‘기술 권력(테크노크라시)’이라는 신흥 지배 권력의 출현까지도 이야기하고 있다.
아마도 이는 IT강대국이라 불리는 우리에게 더욱 피부로 와 닿는 얘기다. 최근들어 전자상거래 법안을 둘러싼 갈등에서 디지털 방송을 둘러싼 견해 차이, MP3 파일 공유 문제,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망 대립 등 연일 크고 작은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미국과 다른 것은 대부분의 대응 방안이 ‘즉흥적’이라는 점이다. 단체와 협회를 통한 세 불리기, 혹은 기껏해야 세미나와 공청회를 통한 ‘여론몰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
‘IT로비스트’는 이제 비단 미국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도 정당한 논리와 네트워크를 가진 합법적인 로비가 필요한 시대가 도래했다는 느낌이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많이 본 뉴스
-
1
“저녁 대신 먹으면 살 쭉쭉 빠진다”···장 건강·면역력까지 잡는 '이것' 정체는?
-
2
“라면 먹을떄 '이것' 같이 먹지 마세요”…혈관·뼈 동시에 망가뜨려
-
3
삼성전자, SiC 파운드리 다시 불 지폈다… “2028년 양산 목표”
-
4
국내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쇼룸 문 연다…로봇이 춤추고 커피도 내려
-
5
의사가 극찬한 '천연 위고비'…“계란 먹고 살찌는 건 불가능”
-
6
현대차, '더 뉴 그랜저' 디자인 공개…“新기술 집약”
-
7
트럼프, '전쟁리셋'에 유가 재점등…韓 4차 최고가 사실상 무력화
-
8
배달 3사, 이번엔 '시간제한 할인' 경쟁…신규 주문 전환율 높인다
-
9
자동차 '칩렛' 생태계 커진다…1년반 새 2배로
-
10
中 BYD, 국내에 첫 하이브리드차 출시…전기차 이어 포트폴리오 다각화
브랜드 뉴스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