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장사는 하늘이 결정한다.”
이 맘때쯤이면 으레 가전 유통가에서 회자되는 말이다. 그만큼 날씨는 가전산업은 물론, 우리 경제·사회 곳곳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 최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 GNP의 약 11%가 날씨의 영향을 받고, 전 산업의 70% 이상이 날씨에 좌우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날씨를 탓하다=여름철 평균기온이 1도 높으면 맥주 판매량이 10% 이상 증가하고 1∼2도 낮으면 20% 정도 감소한다는게 주류업계서는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이스크림은 더운 날 잘 팔리지만, 30도를 넘어서면 판매량이 줄어든다.
작년 여름 이상저온 현상은 국내 가전업체와 관련 유통업계에 사상 최다 에어컨 재고분을 발생시켰다. 홍종호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황사로 인한 초정밀 산업의 불량률은 매년 4배 이상 늘고 있고, 자동차는 대당 2만3000원의 생산비용이 더 소요된다”며 “황사에 따른 건강피해 규모는 17조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급속한 판매신장으로 필수가전 대열에 오른 ‘공기청정기’ 역시 최근들어 매년 심해지고 있는 황사의 덕(?)이 크다는 게 가전유통가의 분석이다.
◇날씨를 이용하다=이쯤되면 날씨는 어찌할 수 없는 외생변수,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웨더마케팅이니 날씨 장사니 하는 용어도 이제 기업체들 사이에서 낯설지만은 않은 게 요즘이다.
국내 대표적인 날씨서비스 전문업체인 케이웨더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위니아만도 등 전자업종에서만 20여업체가 이 회사의 고객사다. 의류, 빙과, 레저 등 일부 특수 업종에만 국한됐던 웨더마케팅의 수요가 최근들어 냉·난방 및 공기청정기기의 매출과 직결된 전자업종에서도 급속 전파되고 있다는 얘기다.
정확한 예보는 생산량 조절이나 신제품 개발 등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다. 그만큼 손해는 줄이고, 이익은 키울 수 있는 것이 바로 웨더마케팅이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이 날씨를 이용하는데 쏟는 비용도 만만찮다. 날씨예보 한번에 5만∼10만원에서 많게는 계약기간에 따라 수백만∼수천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각종 날씨 컨설팅까지 더해지면 그 비용은 억대에 달한다는 게 관련 업계의 귀뜸이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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