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전화 번호이동성제, 소비자 맘 얼마나 끌까?’
다음달 1일부터 시내전화 번호이동성제가 부산지역으로 확대되면서 유선시장의 소비자 이동(移動)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시내전화의 경우, 지난해 6월부터 번호를 그대로 갖고 사업자를 옮길 수 있는 이동성제가 실시됐으나 1년이 지난 지금에도 총 이동자수가 5만4000여명에 머물렀다.
시내전화 2400만명 가입자중 0.2%에 머무는 극미한 숫자다. 지난 6개월간 이동전화 번호이동성제를 통해 옮긴 가입자수가 140만명(전체 4%)인 것과 비교한다면 상당한 차이가 난다. 다만 KT에서 하나로통신으로 옮긴 비율이 99%에 육박한다는게 후발사업자들에겐 유일한 위안이다.
이동전화 번호이동성제가 ▲신규 단말기로 교체 ▲저렴한 요금제 ▲번호 유지와 동시에 사업자 교체 등의 소비자 욕구가 맞물려 상반기 통신시장의 핵폭풍이 됐다. 물론 이 과정에서 단말기 보조금 지급 등 과당경쟁을 벌여 영업정지라는 쓴 댓가를 받긴 했지만 번호이동성제 도입으로 시장에 큰 영향력이 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반면, 시내전화 번호이동성제는 너무 조용하다. 이통시장처럼 단말기를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요금제가 크게 장점이 되는 것도 아니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이 때문에 7월 부산, 8월 서울로 확대되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정책 당국과 하나로통신의 얘기는 조금 다르다.
그동안 번호이동성제 대상 지역은 한마디로 핵심 접점이 아니었다는 것. 반면 앞으로 경쟁은 초고속인터넷+시내전화를 결합할 수 있는 대도시 지역이 대상지가 되는데다 7월부터 시작하는 시외·국제전화 서비스까지 결합하면 기본요금도 낮추고 패밀리 요금제 등을 통해 가격할인도 가능해 파괴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통합 브랜드 ‘하나폰’을 중심으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해 연말까지 시내전화 시장점유율을 6%로 높이고 2008년에는 20%를 달성할 계획”이라면서 “가입자 확대와 서비스 품질 혁신 등이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통부 관계자는 “21개 지역의 번호이동서비스가 안정화하면 하나로도 서비스 지역을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결국은 시내전화 시장에도 경쟁이 활성화되는 효과까지 수반할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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