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여름철만 되면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많지만 올해는 ‘서머랠리’가 나타나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23일 증시전문가들은 하계 휴가를 앞둔 국내 증시에 대해 주도주·매수 주체·주가 상승을 이끌 재료가 없는 ‘3무 장세’여서 여름철 상승장을 위한 돌파구 찾기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서머랠리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향후 장세에 대한 낙관이 있어야 하는데 △하반기 이후 IT 모멘텀 약화가 우려되고 있고 △미 금리인상 가능성도 커 대형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자극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서머랠리 이끌 요인 부재=주요 증권사 시장분석팀 대부분은 올해 서머랠리는 사실상 없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대우증권 김정환 연구원은 “이라크 변수에다 미 금리인상 우려, 유가 불안 등을 감안할 때 여름철 상승장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현재 주식시장은 고점을 찍고 뚜렷한 조정 국면에 들어간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양증권 홍순표 연구원은 “올 여름장은 랠리보다는 제한된 범위 내 등락만을 반복하는 흐름이 예상된다”며 “불안한 해외 변수에다 내부적으로도 내수 침체 장기화·수출의 경제성장 견인력 약화 등이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뚜렷한 랠리는 없어=과거 사례에서도 ‘서머랠리’는 뚜렷하지 않았다. 여름만 되면 상승장 기대감은 높아지지만 실제 효과를 발휘한 예는 많지 않다는 것.
지난 97년 이후 여름철(7월15일∼8월30일) 상승장이 나타난 경우는 두 차례에 불과했고 두 번 모두 주가 상승폭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이런 흐름은 썸머랠리라는 용어가 시작된 미 증시(나스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표 참조>
다만 여름철 수혜주로 꼽히는 에어컨과 선풍기 등 일부 가전·방역·빙과음료 관련주들이 반짝 상승하는 흐름은 나타났다.
◇미 상승시 동조화에 기대= 대다수 전문가들이 여름 장세에 대해 비관적이지만 짧은 상승장을 점치는 목소리도 있다. 동원증권 장재익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기업 실적이 좋고 대외 악재에 대한 내성이 우리 시장보다는 강하다”라며 “미 증시가 랠리를 나타낸다면 국내 시장도 동조화 속에 상승할 수 있겠지만 오름폭은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자문사 BIBR인랩스의 신동준 이사도 “7월 중순 이후 2분기 실적발표에 맞춰 반짝 상승장 가능성이 있지만 본격적인 서머랠리로 이어지기는 어려워 보인다”라고 밝혔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etnews.co.kr
<용어설명>썸머랠리= 매년 여름철 주가가 상승하며 강세장이 나타나는 현상. 주로 여름 휴가가 긴 선진국에서 펀드매니저들이 여름 휴가를 떠나기 전에 가을 장세를 기대하고 미리 주식을 사놓기 때문에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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