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통신시장의 성장과 ATCA 표준

산업 분야 가운데 지난 2000년 초 시작된 인터넷 거품의 붕괴에 따른 최대의 피해자를 고르라면 주저 없이 통신장비 업계를 꼽을 수 있다. 장비 업체들은 시장가격 기준으로 수조 달러의 손해를 봤고 100만명 가까운 구조 조정을 감행해야만 했다. 전통적으로 통신장비 업체들은 자신만의 반도체를 설계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고유의 하드웨어 장치, 운용체계 및 응용 프로그램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통신 사업자들에게 공급해 왔다.

 사실 대분분의 통신 사업자들이 현재 운용하고 있는 네트워크 장비들은 장비업체 고유의 제품이다. 이러한 호환성의 제한이란 특성으로 인해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은 경쟁자의 진입을 억제함으로써 고가 정책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통신 사업자들은 경쟁입찰로 초기 장비 구매 가격을 낮출 수는 있어도 그 결과는 수많은 이기종 제품을 관리해야 하므로 운용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비용의 증가까지 초래하게 됐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통신업계는 이전에 컴퓨터업계가 표준화를 통한 상호 호환성을 증가시키고 수직 계열화된 공급체계를 수평적 협력 모델로 전환함으로써 얻었던 효율성을 도입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전세계적으로 40개 이상의 회사들이 표준화에 참여하고 있는 ATCA(Advanced Telecom Computing Architecture) 규격이다. 재사용이 가능한 섀시, 보드, 스위치와 CPU,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네트워크 프로세서들을 사용함으로써 장비 제조업체들은 표준에 근거한 제품들을 생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ATCA 표준에 근거한 하드웨어 제품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와 통신규격의 리눅스 운용체계들은 장비 제조 업체들에 선택의 다양성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프로그램이 가능한 네트워크 프로세서의 도입은 통신장비를 제조하고 기능을 향상시키는 비용을 절감하게 만든다.

 네트워크 트래픽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도 수익이 호전되지 않는 사업자들의 입장에서 호환성과 확장성이 보증되는 장비에 관심을 갖는 것은 너무도 당연할 일이다. 레만 브러더스 홀딩스의 추정에 따르면 전세계 통신사업자들의 2003년 유선장비 구매 비용은 2000년 최고치에 비해 50%나 줄어든 1000억달러에 그쳤다.

 또한 통신 사업자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구매 비용을 절감하려는 노력은 ATCA의 도입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키그룹의 보고서에 따르면 통신장비 제조업체들이 ATCA 장비의 도입으로 인해 85%의 하드웨어 개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표준화된 지 겨우 일년 반된 차세대 통신 장비 규격인 ATCA가 모듈화된 사업자용 통신장비로 계속 확장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빌딩블록들을 통합함으로써 가치를 높이는 중소 통신업체는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이다.

 우리나라의 관련업계는 ATCA의 시장이 전세계 기준으로 2007년 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한 장비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세계적으로는 무선 시장에서 2.5G/3G로의 이전 및 IP베이스 인프라 구축이 가속화되고 있다. 통신 시장이 지난 4년간의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고 현재 성장 추세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외산 업체를 위주로 한 거대 통신장비 제조업체들이 핵심 인프라 시장에서 선전하겠지만 소프트웨어가 차별화의 관건인 부가 서비스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선전이 기대된다. 컬러링, 모바일 뱅킹 등 새로운 통신 서비스를 선도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세계 통신 서비스 시장에서도 특화서비스로 인기를 끌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에 집중해야 할 시기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아시아 총괄이사 hs.lee@int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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