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전자산업동향 예보제 세미나]"디지털 인프라가 제품 경쟁력"

전자부품연구원·전자산업진흥회가 공동 주관하는 제5회 전자산업동향예보제가 지난 20일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세미나에는 삼성경제연구소 전문가가 전체 IT산업트렌드 발표를 시작으로 디지털가전·이동통신산업·이동통신부품·디스플레이·2차 전지·네트워크부품 7개 주제를 놓고 각계 전문가들이 시장 동향을 발표, 관심을 끌었다. 특히 정보 사각지대에 있는 중소 벤처업체들이 이를 통해 다양하고 신뢰성 있는 시장 정보를 습득, 신규 사업 진출 또는 사업 계획 수립에 커다란 도움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발표자의 내용을 정리했다.



 <변혁기의 IT 산업과 디지털 헤게모니-삼성경제연구소 윤종언 상무>

 정치·군사·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지금 세계는 주도권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IT산업 분야에선 디지털경제 원조인 미국과 디지털 가전을 바탕으로 부활을 꿈꾸는 일본의 기 싸움이 한창이고, PC와 TV,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간에도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다. 이 속에서 한국은 일본의 거센 반격에 대응하는 한편 대만·중국의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지금 세계 IT산업에는 격랑이 몰아치고 있다. 디지털 혁명은 성숙기의 제품들을 재도약하게 만들었다. 소수만이 지배하던 TV와 카메라시장은 이미 난투장으로 변했으며 심지어 주류 업체인 중국 우량에마저 OLED 모니터를 만들겠다고 한다.

 한국은 갈림길에 서 있다. 일례로 통신산업은 한국을 디지털 강국으로 만들었으나, 한 때 세계 2위였던 피아노산업은 디지털 음원칩 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결국 대응 여하에 따라 운명이 바뀌는 것이다. 주도권은 격변기에 이동하게 마련이다. 한국은 디지털인프라·디지털 DNA·디지털 히어로(hero)의 3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는 만큼 디지털 주도권의 필수 조건은 이미 확보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IT산업으로 대박을 터뜨릴 국가인 동시에 엄청난 IT 투자를 비생산적인 분야에 소모하는 요지경 국가이기도 하다. 비전과 결단, 개방과 창의, 숙련과 정성, 위험을 감수하는 기업가 정신이 넘쳐나면 한국은 디지털 중심국으로 우뚝 설 것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KIST 주병권 실장>

 21세기에는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이 소비자의 욕구를 자극하기보다는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가 정밀 영상·실감 효과·편리성 등을 중심으로 형성, 확대되고 이를 충족시키는 각종 디스플레이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10인치 이하부터 40인치 이상까지 자리하고 있는 LCD 영역과 관련 LCD가 지니지 못한 특징들 즉, 빠른 동작 속도·자체 발광·내구성 등을 무기로 삼아 OLED는 휴대용 기기, PDP는 가정용 TV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평판 디스플레이의 세계 시장 규모는 약 120억달러에 이르며 이들 중 80%에 해당하는 영역을 기술별로는 LCD, 용도별로는 휴대폰·노트북·모니터·TV가 차지하고 있다. LCD의 경우 약점으로 지목돼 온 좁은 시야각·느린 응답 속도·저휘도·대면적화의 어려움에서 상당 부분 탈출했으며 이를 토대로 대형 TV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된다.

 PDP는 고유의 난제인 효율 개선·저가격화·브라운관 수준의 화질을 향한 발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가정용 TV와 공공용 디스플레이가 형성할 PDP 시장은 2005년도 1분기에는 약 10억달러에 이를 것이다.

 OLED는 가볍고, 강하고, 소비 전력이 적고, 내구성이 좋아 휴대용 기기에 적합하며, 현재 휴대폰의 외부 창에 사용되고 있다. OLED 시장은 2004년도 1분기 약 8000만달러에 불과하나 이는 수동 구동형 소자를 대상으로 나타난 것이며 2005년에 능동 구동형 소자가 시장에 들어서면서 총 2억달러를 넘는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이밖에 지금은 미래형이지만 가까운 시기에 현실이 될 수 있는 전자 종이·FED 등도 눈을 떼지 말아야 할 기술이다.

 <2차 전지 및 초고용량 커패시터/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너지저장연구센터 진창수 선임연구원>

 차세대전지에는 리튬 2차 전지와 신형 에너지저장장치인 초고용량 커패시터를 포함하고 있다. 리튬 2차 전지는 타전지보다 높은 용량으로 향후 성능 및 안전성 향상과 고출력화를 목표로 신규 시장창출이 가능, 산업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

 초고용량 커패시터는 2차 전지의 최대 단점인 낮은 출력과 짧은 수명을 해결할 수 있는 미래형 에너지저장장치로서 고출력·무보수 전원용으로 각광받고 있다. 초고용량 커패시터는 리튬전지와 같은 정밀한 보호회로가 필요없고 극성이 바뀌어도 작동하는 장점이 있다.

 중대형 초고용량 커패시터의 세계 시장은 선진업체가 핵심소재 및 제조기술을 앞세워 주도하고 있다. 초고용량 커패시터 세계 시장은 일본이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리튬 2차 전지나 초고용량 커패시터산업은 핵심소재나 원천기술 개발보다는 제조기술 위주의 개발에 치중, 핵심소재는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리튬 2차 전지의 경우 규모면에서는 비교적 단기간에 급성장, 우리나라 전지산업을 활성화시켰지만 향후 중국에 추격당할 수 있다.

 다행히 소재·부품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전극재료·전해질·세퍼레이터 소재의 국산화가 일부 진행되고 있거나 이루어졌지만 여전히 그 기술과 규모 면에서는 일본에 비해 매우 낮은 실정이다. 2차 전지 및 초고용량 커패시터가 세계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기 위해선 핵심소재와 원천기술의 자립화가 중요하다.

 <네트워크 부품 동향-LG이노텍 부품연구소 장기철 실장>

 최근 블루투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그동안 시장 활성화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던 기술적 문제점·저가격화의 지연 등이 해소가 되고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한 신규 휴대폰에 탑재가 증가하는 등 밝은 시장 전망을 보이고 있어서다.

 국내는 KT에서 추진중인 ‘원폰서비스 듀(DU:)’가 가장 관심을 끌고 있고 이 서비스의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블루투스 국내 시장 활성화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따라서 국내 블루투스 산업은 당분간 유럽 및 미주 수출용 단말기 및 무선 핸즈프리 등의 제품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선랜은 노트북PC 시장에서 인텔 센트리노의 성공적인 진입 및 홍보 효과로 인해 일반 사용자의 관심이 증가 되었고, 핫스폿(Hot Spot) 지역의 활성화, 저가격화 등의 영향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PDA나 스마트폰 등의 기본 탑재가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소형 모듈 부품에 대응하기 위한 부품 업체의 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

 가전 분야에서는 무선 음성·영상 전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이에 대한 다양한 솔루션 및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향후 모바일 기기는 802.11b/g 기술이 중심이 되고 가전분야는 802.11a 기술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단말기의 데이터 송수신 기능만을 제품화한 무선 모뎀은 단말기 기술의 발전에 따라 지속적인 성능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비싼 요금 체계·무선랜 사용자의 증가 등으로 시장 활성화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 다만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텔레매틱스 분야는 향후 무선 모뎀의 주요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이동통신의 현황과 전망-에이치텔레콤 하상욱 대표>

 이동통신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을 합해면 1위인 노키아에 비해 15∼19%의 차가 발생하지만 노키아의 점유율이 하락하고 삼성·LG의 GSM 및 GPRS 사업이 상승할 때 각각 2위와 4위 이상으로 고공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또 디지털카메라·MP3플레이어 등의 기능이 기본이면서 동영상 및 인터넷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서비스의 사용으로 배터리 용량과 내부 및 외부 메모리 크기가 확장되는 것은 물론 내장형 안테나를 적용한 단말기가 인기를 끌 전망이다. 앞으로는 수화폰·바이오폰 등 유비쿼터스형의 환경친화적 단말기가 출현할 것으로 예상한다.

 휴대폰 부품의 국산화율은 55∼58.6%대이지만 실질적인 국산화 부품 장착률은 약 25∼50%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휴대폰 생산을 위한 고가의 계측장비는 애질런트·텍트로닉스 등 일부 업체가 독식, 국산화의 1순위로 대두하고 있다.

 휴대폰 산업은 국내에서 2대 수출 품목이지만 체계적으로 학문을 교육하는 곳이 없다. 이로 인해 신입사원 교육에 약 1년간 시간과 경비 지출이 심화하고 있다. 따라서 반도체공학과·자동차공학과 등 처럼 휴대폰공학과를 신설할 필요성이 있다.

 국내 업체들은 휴대폰 원천 특허 기술 부재로 막대한 기술료와 천문학적 수치의 특허료를 퀄컴 등에 지급하고 있다. 정부 산하연구소에서 원천기술과 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정부도 종합적인 지원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동통신 단말기용부품 기술 동향-전자부품연구원 무선통신연구센터 김종규 센터장>

 이동통신 단말기는 개인휴대전화로써 각종 정보를 음성·데이터·영상의 형태로 송·수신할 수 있는 종합단말기의 형태로 발전이 예상된다. 향후 3G, 4G 단말기는 더욱더 다양화되고 지능화·고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이동통신 단말기 시장은 컬러디스플레이와 카메라폰의 시장 활성화로 올해 5억9000만대로 예상되고 국내 휴대폰 시장은 올해 1790만대로 예상되며 이중 카메라폰의 비중은 80%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휴대폰 주요 핵심 기술은 RF 구성부품의 모듈화. 원칩화 그리고 고기능 마이크로 프로세스 및 대용량 메모리의 채택기술이다. 마이크로프로세스 부분에서는 CAP/MAP(Camera/Multimedia, Application Processor) 기능을 단말기에 내장한 단말기가 출시되고 있다.

 FEM(Front End Module)에서는 안테나스위치·RX·TX가 복합화되거나 듀플렉서(Duplexer)와 TX가 통합된 형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FEM 세계 시장은 올해 3800억원 규모로 전망되며 국내의 경우에도 단일부품 적용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대신 인쇄회로기판의 집적화와 수동부품의 모듈화를 병행한 FEM의 성장이 예상된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