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DMB·지상파DMB 경쟁적 시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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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조PD의 실황 콘서트를 보고, 증권 방송을 바로 시청할 수 있는 방송·통신 융합 시대’

 멀게만 느껴지던 방통융합이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사업자를 준비하는 티유미디어와 지상파DMB 준비사업자인 KBS가 18일 코엑스에서 각각 다른 전시회에 참가해, 서비스 시연에 나섰다. 위성DMB와 지상파DMB는 방통 융합을 이끄는 동지이자 시장을 놓고 쟁탈전을 펼칠 경쟁 플랫폼이다. 이날 티유미디어는 LG전자가 만든 시제품을 들고 나왔고, KBS는 삼성전자, 프리샛코리아, 퍼스널텔레콤, 현대모비스의 단말기를 선보였다. 여기에 퍼스널텔레콤-픽스트리-넷앤티브 벤처 3인방이 별도의 지상파DMB 시연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위성DMB 안에서 열창하는 조PD=이날 위성DMB를 직접 선보이는 LG전자의 위성DMB폰(모델명 SB100)에서 조PD가 ‘친구여’를 열창한다. ‘힘들어도 트라이(try)/포기하지 말아/잇윌비올라잇(It will be all right)’. 가삿말이 마치 위성DMB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산고의 고통을 겪는 티유미디어를 위로하는 듯 들린다.

 삼성전자(모델명 SCH-B100)와 LG전자가 세계 처음으로 동시에 내놓은 위성DMB폰은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삼성전자의 위성DMB폰은 120×48×23mm, LG전자의 제품은 96.6×56×24.9mm로 두 회사간 크기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배터리의 경우 삼성은 1360mA, LG는 1200mA이고 디스플레이는 삼성 2.2인치, LG는 2.4인치였다. TV연속재생시간은 삼성 2시간, LG 1시간30분 정도이고 카메라픽셀은 삼성 200만화소, LG 30만화소였다. MP3 기능은 삼성제품만 내장했다. 또 삼성은 자체 개발한 휴대용 전용 베이스밴드칩(일명 CDM칩)을 활용했으며 LG전자는 도시바가 개발한 차량용 베이스밴드칩을 채택했다.

 기자가 ‘SB100’으로 채널을 돌려가며 TV를 시청하던 중 잠깐 채널 변경 시간 지체 현상이 발생했다.

 LG전자 제품으로 시연회를 가진 티유미디어의 한 관계자는 “아직 시제품이어서 그렇다”고 설명하고 “1시간30분 연속 재생이 가능하나 시제품으로는 그만큼 길게 재생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가지 결점은 초당 15프레임으로 재생하기 때문에 TV화질보다는 다소 떨어졌다.

 한편 삼성전자측은 전시회 직전까지 위성DMB폰 공개를 거부했으나 LG전자가 출품한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당일 부랴부랴 위성DMB폰을 공개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지상파DMB도 업그레이드 중=KBS의 이날 지상파DMB시연은 국내 업체들의 개발 현황을 선보인데 의의가 있다. KBS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개발해 내놓은 전용수신기 외에 현대모비스, 퍼스널텔레콤, 프리샛코리아의 디지털오디오방송(DAB)수신기를 선보였다. 이 DAB수신기들은 유럽 DAB시장을 공략중인 수출 첨병들이며, 그동안 중견업체 중심으로 성장해온 DAB 인프라를 말없이 웅변한다. 이들 DAB수신기 제조업체들은 그간 쌓은 DAB개발기술을 바탕으로 이제 DMB수신기개발에 나서고 있다.

 KBS는 이날 채널12번 중 앙상블B를 사용해 관악산 송신소에서 보낸 방송을 삼성전자의 전용단말기, 전자부품연구원의 단말기(PC기반) 등에서 수신해 보여줬다. 특징은 초당 30프레임의 선명한 화질이다. 또한 교통정보를 전송해 이를 통해 최적화된 도로 정보를 제공하는 지상파DMB 서비스 모델도 선보였다. 지상파DMB가 위성DMB를 보완해 특화시킬 수 있는 영역과 강점을 동시에 보여준 셈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그동안 개발해온 최신 지상파DMB용 수신기를 내놓지 않은 점이 아쉽다. 대신 퍼스널텔레콤-픽스트리-넷앤티브 등 3개 중소업체가 힘을 합쳐 개발한 지상파DMB 수신기의 시제품이 선보였다. 이 제품은 7인치 디스플레이를 갖춘 차량용 수신기다. 픽스트리의 신재섭 사장은 “아직 전용칩을 쓰지 않고 TI의 DSP 상에서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위성과 지상파DMB 서비스 시작을 놓고 정통부, 방송위, 언론노조 등이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수신기 개발업체들은 하나 둘씩 성과물을 내놓기 시작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