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성능이나 가격에서 각광을 받지 못하던 삼성전자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가 국내 유통시장에서 시게이트의 아성을 깨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게이트는 세계적인 브랜드 인지도와 공격적인 마케팅, 빠른 제품 출시로 2년이 넘게 국내 HDD 유통시장에서 1위를 차지해 왔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D 유통시장이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월 20만개에서 16만개로 판매가 줄었으며, 이 중 시게이트가 3만∼4만개, 삼성전자가 6만∼7만개를 차지했다.
이는 시게이트의 유통물량이 평균 10만개 가량으로 독보적인 입지를 보유해 왔으나 삼성전자(4만개)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약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컴퓨터 전문 가격비교사이트인 다나와(http://www.danawa.co.kr)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4월 들어 삼성전자 80GB 7200RPM의 인기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으나 점유율도 계속 늘어 19일 17.8%이던 것이 26일에는 26.8%까지 늘었다.
이에 비해 시게이트 80GB는 26일 현재 판매 점유율이 13.7%로 2위에 머물러 있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 제조물량까지 늘어나면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월 150만대 수준이지만 하반기에는 250만개까지 늘어나는데, 이 수치대로라면 세계 시장점유율을 10%로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 HDD가 이렇게 저변이 확대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업계에서는 향상된 제품 성능과 가격을 우선적인 이유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이전보다 성능 및 소음기술이 향상된 것으로 평하고 있는가 하면, 테크노아를 비롯한 벤치마킹 사이트에서도 삼성 HDD에 좋은 점수를 주고 있다.
특히 시게이트를 비롯한 외산 제품들이 올 초 본사 가격정책이 바뀌면서 잇따라 가격을 인상시킨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인상폭이 크지 않았던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경쟁사인 시게이트 측은 “가격이 인상된 탓에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호재를 누렸다”고 말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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