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국의 대학을 대상으로 지원하고 있는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
26일 정부출연연구기관 및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대덕연구단지 내 유명 이공계 대학의 직원이 R&D예산으로 대학에 입금된 14억3000만원의 연구지원비를 횡령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출연연에 따르면 재무팀에 근무하는 J씨는 지난 1999년 9월 22일부터 지난해 8월 14일까지 한국과학재단과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기획예산처 등 정부로부터 입금되는 연구비 14억3000만원을 64차례에 걸쳐 빼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정부는 예산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R&D예산의 입금창구를 재무팀이나 회계팀으로 일괄 일원화시켜 자금을 관리해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과학기술부 등은 이 같은 R&D예산 횡령이 4년 동안 계속됐음에도 불구하고 감사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하는 등 허점을 드러내 국가 R&D예산의 총체적인 관리 시스템을 전면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출연연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직원의 주식투자 실패가 화근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R&D예산의 집행은 각 대학이 맡아 독립적으로 운영, 정산하기 때문에 매일같이 들어오는 예산을 교묘하게 조작할 경우 발견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업이나 각 부처에서 입금되는 예산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감사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고 이 대학에도 상근 감사와 검사역 등이 재직하고 있었지만 최근 회계감사에서 밝혀진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학이 집행하는 1년 예산은 2800억여원 가량 된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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