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암 정보는 병원 안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과거에는 의료기관과 전문가 집단을 중심으로 전달되던 정보가 이제는 온라인 플랫폼과 다양한 디지털 채널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람들은 이전보다 훨씬 쉽게 건강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됐지만, 무엇이 확인된 정보인지 가려내는 일은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 특히 암처럼 불확실성이 크고 정보에 대한 요구가 높은 분야에서는 그 영향이 더욱 크게 나타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정보의 양이 늘어난 데서 그치지 않는다. 정보가 생성되고 유통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검증과 해석의 과정이 충분히 뒤따르지 못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빠르게 퍼지고, 일부만 강조된 내용이 전체 맥락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결국 정보 환경은 '얼마나 많은 정보를 접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 정보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기적의 신약 등장' '암 완치 가능성 열렸다' 같은 문장은 짧고 강렬하다. 눈길을 끌기에는 충분하지만, 문제는 이런 표현이 연구의 맥락과 한계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소비된다는 점이다. 초기 연구 결과나 제한된 임상 결과가 마치 곧바로 적용 가능한 해답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희망을 전하는 듯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환자와 가족의 불안이 함께 커질 수 있다. 특히 암과 관련된 정보는 환자 개인뿐 아니라 가족의 결정과 돌봄,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한 문장의 과장이나 생략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이 처럼 사실과 잘못된 정보가 뒤섞인 채 빠르게 확산하는 인포데믹(Infodemic) 속에서, 무엇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인지 판단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특히 암 정보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과 최신 정보에 대한 높은 관심이 맞물리면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빠르게 확산하기 쉬운 조건을 갖고 있다. 정보가 많아질수록 선택지가 넓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주장과 표현이 뒤섞이며 판단을 더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단순히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일관된 기준으로 전달하는 체계다.
정보의 출처와 근거가 명확하고, 이용자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재구성된 콘텐츠를 필요한 순간에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단순히 정보의 양을 늘리는 것보다, 정확한 정보를 혼란 없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정확한 정보는 단순히 쌓여 있을 때보다, 필요한 순간에 이해되고 활용될 때 비로소 지식이 된다. 2026년, 국가암정보센터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국가암지식정보센터로 개편됐다.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암 정보를 더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변화다.
이와 함께 국가암지식정보센터에 축적된 검증된 콘텐츠를 기반으로, 검색증강생성(RAG) 기반 인공지능(AI) 활용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인터넷에 떠도는 불확실한 정보를 폭넓게 끌어오는 방식이 아니라, 국가암지식정보센터에 축적된 검증된 자료를 바탕으로 필요한 정보를 찾아 제시한다는 점에서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제공 방식이 될 수 있다.
암 정보가 '많이 보이는 정보'가 아닌 '믿고 참고할 수 있는 정보'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그것은 정보의 역할을 넘어 지식의 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가암지식정보센터가 지향하는 방향도 바로 그 지점에 있다.
이시연 국립암센터 암지식정보센터장(암통합진료부 암예방검진센터 임상교수) seeyoun@ncc.r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