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시티파크의 아파트 청약대금으로 약 7조원의 자금이 몰렸다는 부동산 투자 열기를 보고 다시 과거의 벤처 열풍은 아니더라도 꺼져가는 벤처 투자 분위기를 되살릴 수는 없는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지난 5년간 벤처 투자자는 대부분 투자손실 및 회수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영을 책임졌던 사람들은 사업실패로 인한 고통과 눈물을 삼키며 조용히 무대 뒤로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강남의 부동산 투자자의 불패신화는 계속되고 있다. 그것도 대단한 수익을 올리며 현재도 강남 및 수도권의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을 보면 어려운 경제여건 하에서 개발 및 운영자금이 부족해 기관 및 개인투자자를 찾아 사정하고 다니는 중소·벤처기업 사장들은 상대적으로 너무 초라하게 느껴진다.
지금까지 벤처에 대한 정부 지원정책을 보면 대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에서 벤처기업 중심으로, 대규모 자본과 설비투자 중심에서 지식과 첨단 IT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처럼 보였다. 유사이래 없었던 개인투자자들의 묻지마 투자가 생겨난 것도 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들이 고위험 고수익을 전제로 벤처기업에 투자를 하면서 벤처 투자 붐이 일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연 분위기에 편승한 투기심리에 의한 투자였는지, 아니면 당시 세계적인 추세였는지 투자자들도 지난 일을 깊이 반성하고 정책 변화에 대해 신중히 대처해야 할 때다.
요즈음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의미의 ‘이태백’ 얘기를 들으면 지난 IMF 이후 고용중심의 벤처지원정책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했듯이 현재의 당면한 문제도 역시 벤처 투자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기술집약적인 벤처기업이야말로 이들에게 학습을 통해 배운 기초지식을 활용해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투자를 받아 어렵게 기술개발과 IPO에 성공하여 성장하고 있는 벤처기업에게도 기술개발자금 및 M&A, 기타 구조조정 등을 지원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투자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올바른 벤처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것은 투자유치를 위해서 대단히 중요하다.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부정과 비리가 판치지 못하도록 경제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공계 출신자를 우대하는 각종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여 기술자들이 의욕을 가지고 산업계, 학교, 연구소, 공직에 진출할 수 있는 제반 여건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그동안 벤처에 투자된 자산은 정보통신산업이 본격적인 투자 효과를 발하는 2007년부터 2010년 사이에 우리나라를 확고한 선진국으로 올리는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보통신부는 미래 한국을 먹여 살릴 국책 IT사업인 ‘839 프로젝트’를 수립해 본격 추진에 나섰다. 이 839사업에 정부가 8000억원을, 민간에서는 1조2000억원을 초기에 각각 투자할 계획인데 향후 10년 내에 111조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예상된다고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 프로젝트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국민소득 2만달러 진입목표가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839 프로젝트는 인공위성을 통한 방송, 인터넷으로 하는 전화 등 8대 서비스와 통신·방송·인터넷망을 하나로 합친 광대역 통합망 등 3대 인프라 및 손목에 차는 차세대 PC, 지능형 로봇 등 9대 신기술과 제품을 말한다.
부동산에만 시티파크가 있는 것이 아니라 ‘839 프로젝트’를 보면 벤처에도 대박의 꿈이 보인다.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최첨단 IT분야의 신기술과 제품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벤처기업들에게도 투자자가 구름처럼 몰릴 때를 기다리면서…
<하호선(㈜칸 홀딩스 대표이사) ceo@ka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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