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PDP 특허 전쟁 절정

삼성SDI, 日후지쯔 기술 특허무효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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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말 삼성SDI가 일본의 후지쯔가 보유하고 있는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기술과 관련한 특허무효 소송을 제기하자 후지쓰가 최근 삼성SDI를 특허 침해 혐의로 맞제소, PDP특허 전쟁이 절정에 이르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삼성SDI와 PDP의 원조업체인 후지쓰가 벌이고 있는 이번 PDP특허 전쟁은 한·일 대리전 양상을 띄고 있는데다가 결과에 따라 업계 판도까지도 바뀔 수 있어 국내외 PDP업계들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맞고소로 치 닫은 양사.

후지쓰는 지난해부터 국내 PDP모듈 업체들에게 특허료를 요구해왔으나 삼성SDI는 지난 2월 말 미국 캘리포니아지방법원에 후지쓰가 보유중인 8개 특허에 대해 무효 소송을 제출했다. 삼성SDI가 협상보다는 소송으로 해결책을 모색한 이유는 무엇보다는 특허료 요구액이 과다하고 후지쓰가 원천 특허라고 주장하는 내용들은 30여년간 미국의 IT 기업들도 꾸준히 연구한 결과를 통해 알려진 내용이기 때문에 때문에 원천 특허로 보기 어렵다고 자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 한 관계자는 "삼성SDI는 오랜 기간의 신중한 검토를 통해 후지쓰의 특허를 침해한 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후지쓰는 도쿄 지방법원에 삼성SDI가 생산한 PDP를 수입. 판매하는 일본삼성을 상대로 수입 및 판매금지 가처분신청을 낸데 이어 미국에서는 삼성SDI와 모기업인 삼성전자, 미국 수입판매회사인 삼성 일렉트로 닉스 아메리카 등 3개사를 상대로 캘리포니아 중부연방지방법원에 수입·판매금지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이와 함께 후지쓰는 부정수입을 막기 위한 관세정률법에 따라 삼성SDI가 생산한 PDP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취해 달라고 도쿄세관에 요청했다. 후지쓰가 법원에 제소하면서 동시에 도쿄세관에 수입금지 조치를 요청한 것은 최소 2년여가 소요되는 재판에 비해 세관에서는 빠르면 6개월 만에 회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현재 삼성전자외에 도시바, JVC, 필립스 등에 PDP모듈을 공급중이며 곧 소니에도 모듈을 공급할 예정이다.

▲전쟁 배경.

후지쓰가 이처럼 강수를 둔 데에는 국내 PDP업체들의 부상에 위협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메릴린치사의 전망에 따르면 한국 삼성SDI와 LG전자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32%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47%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SDI와 LG전자가 각각 24%, 23%의 점유율로 일본업체를 제치고 1위, 2위를 달성하는 결과다. 삼성SDI는 일본업체들이 적용하지 못한 3면취(하나의 유리원판에서 3장의 PDP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한 바 있으며 LG전자는 올해 3기, 내년초 4기 라인을 가동하는 등 투자 규모면에서 일본 기업을 압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국내 기업들이 일본 기업과 비교해 PDP 품질은 거의 대등한 수준에 도달했으며 가격 경쟁력은 일본을 크게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기업들은 PDP도 LCD와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됐으며 일본의 유력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지는 경산성이 일본의 PDP업체 2개로 재편 구상도 추진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희곤 변리사는 “일본 기업들이 최고의 경쟁력을 가졌던 90년대 초반의 기술들이 국내에서는 96,97년 경에 특허신청이 이루어져 99년부터 특허 등록이 이루어졌다”며 “앞으로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장비 분야의 특허문제는 앞으로도 예기치 않은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유형준 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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