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t IT](9)ASP, 웹서비스와 만나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서비스로서 소프트웨어의 진화 단계

 20세기 말 국내 IT 업계에 CALS(Commerce At Light Speed) 열풍이 몰아쳤다. 그동안 개별 기업에 구축된 정보 시스템들은 다른 기업들과 협업을 위해 결합될 필요성이 발생했고 이를 위해 각 정보시스템 간에 막대한 인터페이스 비용이 들게 됐다. 예를 들어 산술적으로 n개 시스템을 다른 10개 시스템과 연결하기 위해서 n×10 개의 인터페이스 프로그램과 비용이 요구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통의 표준 기술· 프로세스에 기반한 시스템 구축을 통해 인터페이스의 악몽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것이 당시 CALS의 목표였다. 하지만 CALS는 당시 미숙했던 IT 기술을 극복하지 못하고 쇠락의 길을 걸었다.

 21세기에 들어서도 IT 업계는 인터넷과 함께 전자상거래(EC)를 내걸고 전세계적인 IT 표준과 통합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이 같은 맥락에서 미래 IT를 이끌 화두로 웹서비스가 대두되고 있다.

웹서비스는 기업 내 또는 기업 간에 산재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동하기 하는 기술 또는 활동을 의미하며 IBM·마이크로소프트 등 전세계 IT기업들이 치열한 플랫폼 경쟁을 펼치고 있는 분야이다. 인터넷을 이용한 네트워크와 SOAP·UDDI·WSDL 등 이기종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결합하는 표준 기술을 활용한다.

  웹서비스가 일반화되면 PC·개인휴대단말기(PDA)·핸드폰 등 각 단말기별로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구매, 설치할 필요없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IT 서비스를 호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CALS 이후 그동안 표준화를 통해 이종 소프트웨어 간 정보와 서비스 흐름을 자유롭게 하려는 IT 산업의 논의를 현실적인 방안으로 만들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 전문가들은 ASP의 미래를 논하면서 웹서비스와의 필연적인 만남을 전망하고 있다. IT 리서치 기관인 IDC는 2002년 말 보고서를 통해 ASP의 진화를 ASP, 웹기반 ASP, 웹서비스 애플리케이션 등 3단계로 예측했다. <관련 표 참조>

1세대 ASP는 주로 인터넷을 통해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형태로 출발했다. 초기 ASP 사업자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업자, 시스템통합(SI) 업체 등이었고 새로 창업한 ASP전문 업체들도 가세했다. 1세대의 ASP 사업은 △제공되는 패키지 애플리케이션이 인하우스 방식으로 고객사 내부에 구축되거나 호스팅 방식으로 서비스될 수 있고 △사용료가 대부분 전통적인 방식으로 책정돼 초기 구축비와 유지관리비 형태로 과금되며 △대기업과 이뤄지는 대다수의 ASP 계약은 전통적인 아웃소싱에서 이용되는 외주관리와 유사하다는 특징을 갖는다.

1세대 ASP에 이어 인터넷 서비스를 겨냥해 개발된 웹애플리케이션(web native applications)이 등장했다. 일대다(1대 n) 방식의 인터넷 서비스 시스템으로 구축되는 웹애플리케이션은 네트워크 서비스를 위해 개발돼 인하우스 공급은 이뤄지지 않는다. 소프트웨어 사용료와 아웃소싱 비용이 결합된 사용요금(예: 월정료) 등의 과금형태를 보이며 서비스 구성을 제외하고는 고객에 대한 별도의 커스터마이징 서비스가 없다는 점에서 1세대 ASP와 다르다.

향후 활성화될 웹서비스는 그 자체로 서비스되거나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가 이뤄지고 웹서비스아키텍처에 따른 인터페이스를 공개해 다른 애플리케이션과 조합을 이루는 ‘단위 애플리케이션’을 뜻한다.

이러한 웹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은 개별적으로 유용한 기능을 하거나 별도로 개발, 서비스중인 다른 웹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호출해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

ASP는 이 같은 특징을 가진 웹서비스와 만남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경우, 웹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은 ASP에 의해 호스팅돼 1대 n 서비스 형태로 제공될 수 있다. ASP가 웹서비스로 진화되면서 이전 단계의 ASP가 가진 서비스의 경직성을 극복하고 다양한 고객의 개별 요구 조건을 반영해 차별화된 커스터마이징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효과가 예상된다.

국내시장은 여전히 ERP 등 애플리케이션을 인터넷에서 공급하는 1세대 방식의 ASP 업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미국 등 선진 ASP 국가에서는 이미 세일즈포스닷컴·넷수트 등 업체들을 중심으로 웹기반 ASP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ASP가 웹서비스와 결합돼 하나의 기술 트랜드로 자리잡으면서 미국 ASP산업컨소시엄(ASPIC)은 지난 2002년 미국 내 대규모 IT산업 관련 협회인 CompTIA의 소프트웨어서비스그룹으로 재편되기도 했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웹서비스와 ASP의 만남을 위한 우리 정부차원의 지원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김종영 정보통신부 사무관은 “웹서비스 기반 ASP 서비스는 향후 기업 정보화를 위한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이라며 “올해부터 업종별 핵심 웹 컴포넌트·기술 개발, UDDI 등 웹서비스 검색체계 구축사업을 시작해 국내 ASP 산업과 기업정보화 수준의 업그레이드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기고; 인터넷을 통한 기업정보화 확산을 기대하며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minister@mic.go.kr 

지금 우리는 디지털 혁명이라는 중요한 역사적 전환점에 있다. 우리의 생활문화와 기업문화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디지털 혁명의 최신 동향은 통신과 방송, 유선과 무선의 경계가 없어지는 통합(Convergence)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유비쿼터스(Ubiquitous)화, 그리고 컴퓨터가 지능을 가지고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지능(Intelligence)화를 특징으로 한다.

여기에 또 하나의 새로운 경향을 든다면 ‘IT의 유틸리티(Utility)화’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컴퓨터가 기업업무에 적용되기 시작한 이래 기업의 SW 이용형태는 자체제작, 패키지 SW구매, 아웃소싱이라는 3단계의 분명한 흐름을 경험했고 현재는 4번째 단계인 접속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터넷 인프라의 고도화와 ASP라는 서비스 제공 방식의 등장으로 IT가 수도·가스·전화·전기와 같이 필요할 때 접속해 원하는 만큼 쓰고 대가를 지불하는 ‘제5의 유틸리티’로 발전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접속중심의 빌려 쓰는 정보화를 우리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자금과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세계 최고수준의 초고속인터넷을 활용해 저렴하고 손쉽게 최적의 기업 정보화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에서 전사적자원관리(ERP) 등의 솔루션을 도입할 때 구축비용과 이후 운영비용까지 포함한 총소요비용(TCO)를 계산해 보면 ASP는 내부구축(인하우스) 방식보다 50%이상 비용절감이 가능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01년부터 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전체기업의 99%를 차지하는 300만 소기업의 정보화를 획기적으로 확산시키고자 우리의 우수한 인터넷 인프라의 장점을 활용한 ASP방식의 빌려 쓰는 정보화 사업을 지원해 오고 있다. 금년 3월까지 총 18만개 소기업에게 ASP방식의 정보화를 확산하고 39개의 ASP솔루션을 개발 보급하는 등 ASP사업의 확산 기반을 다져오고 있다. 나아가 2005년부터는 웹서비스 기술을 가미해 보다 수요지향적인 ASP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앞으로 5년 후에는 인터넷을 통해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기업들은 모두 도태될 것’이라는 앤디 그로브 인텔 회장의 말처럼 이제 기업의 정보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되었다. 기업들은 불투명하고 비효율적인 과거의 관행을 떨치고 ASP방식 등 손쉬운 정보화 수단을 통해 경비를 절감하고 투명경영을 실현하여 경쟁력을 강화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정보통신부도 관계부처와 함께 이와 같은 기업의 노력을 북돋울 수 있는 유인책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전세계적인 ASP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가트너 그룹은 ASP시장이 초기 조정기를 거쳐 2002년부터 다시 안정적인 확산기에 접어들었다는 희망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안팎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ASP가 놓여있는 환경은 경기 회복의 지체와 인식 확산의 부족 등으로 아직 갈 길이 먼 실정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시점에서 ASP업계 및 협회는 물론 관련기관, 학계, 언론계 등이 뜻을 함께 해 최근 ‘한국IT렌탈산업협회’를 창립하게 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빌려 쓰는 방식의 정보화가 꽃필 수 있는 최적의 인프라를 구비하고 있다. 이러한 인프라를 토대로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빌려 쓰는 방식의 기업정보화를 확산하여 세계 최고의 기업정보화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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