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마다 1년간의 성과를 갖고 주주들을 만나는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화됐다. 성과가 좋은 기업이야 떳떳하게 주주를 만나겠지만 그러지 못한 기업의 경우 주총을 여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맘때가 되면 1∼2년 전에 목격했던, 왜곡된 주주총회가 생각난다. 당시 대형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한 벤처기업은 성과가 좋지 않아 투자자들로부터 불평을 들을 것을 우려해 모기업에 부탁을 했다. 자사 주식을 갖고 있는 모기업의 직원들에게 참석하도록 강요해달라는 것이었다.
물론 모기업 직원들은 참석하기 어려운 동료의 위임장을 받으면서까지 자회사의 주주총회에 참석해 자리를 지켜야만 했다. 물론 그 사람들도 주주라는 점에서 정당한 권리라고 주장하면 할말이 없겠지만 문제는 총회 참석시 보여준 행동이었다.
반대 의견을 말하려는 주주를 의식적으로 방해하고 주총 시간을 빨리 끝내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는 것을 보면서 제대로 된 주총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처럼 잘못된 형태의 주주총회가 일부겠지만 지금도 간혹 벌어지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주주총회는 기업 정신을 드러내는 가장 큰 행사다. 시대 흐름에 맞춰 기업들이 많이 변하고 있지만 아직도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일부 기업들을 보면 입맛이 씁쓸하다.
박종렬 서울시 강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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