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 정치를 바꾼다](2)달라지는 선거전략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정당별 인터넷 선거전략

 지난 주말 서울 신촌의 한 음식점.

열린우리당 정동영 당의장을 비롯한 당간부, 하림·마니커 등 닭고기 가공업체 대표, 젊은이들이 한데 어우러진 일명 ‘닭번개’ 2차 공식 행사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성황리에 치러졌다.

우리당 측은 닭과 오리고기 소비 진작을 위해 한 네티즌이 제안한 ‘닭번개’ 모임이 열흘만에 여·야를 막론하고 전국적인 운동으로 확산되면서 인터넷기반의 여론몰이 위력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 노사모 등 네티즌들도 당원 게시판을 통해 2월을 ‘닭달’로 만들자는 운동을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전개 중이다.

다른 정당들도 이번 총선에서 인터넷 선거전이 당락을 좌우하는 주요한 요인이라는데 이견을 달지 않는다. 특히 각당들은 과거 인터넷 선거 운동이 커뮤니티를 통한 네티즌 의견 수렴과 일회성 이벤트 등에 그쳤던 것과 달리 이번 4·15총선에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전자정당 구축과 운영 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인터넷 선거운동이라는 일회성 대안보다 전자정당 프로그램인 ‘e민주플랜’을 기획, 3단계 구축론을 실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4월까지 진행될 1단계에서는 인터넷 공천혁명을 위한 네티즌 비례대표 선출, 의정활동감시 파파라치 운동인 콩그레스 워치, 인터넷 국민 소환제, 신인정치인 등용 캠페인 등을 전개할 예정이다.

네티즌들의 자발적 참여도로 치자면 최상급인 우리당은 ‘인터넷 대중’의 막강한 힘을 200% 활용 가능한 진화된 시스템 구축에 힘을 쏟는다. 이달말까지 총선 사이트 개편과 전자정당 솔루션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블로그, 엠파티, 인터넷 방송등의 구축도 고려 중이다. 또 향후 전자정당을 운영하면서 당원관리, 성향분석, 온라인 여론조사 등을 지속적으로 추가할 계획이다.

모든 경선을 전자투표로 치르는 민노당은 커뮤니티 형성보다 콘텐츠 올인 전략에 승부수를 띄웠다. 민노당의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플래시 등 볼만한 콘텐츠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와는 달리 한나라당은 우선 ‘참여가 관건’이라는 입장이다. 조은나라닷컴 등 패러디 사이트를 통해 네티즌의 눈길을 끌고 클릭 수를 늘리는 것이 1차적인 과제라면 과제다. 푸른나라 사이트에서는 인터넷 당원 관리도 이루어진다.

정당별로 지향하는 바가 조금씩 다르지만 각 당 관계자들은 인터넷 선거전이 무시할 수 없는 승패의 열쇠이며 이번 선거가 진정한 IT 민주주의 실현의 가능성을 점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입을 모은다.

민주당의 김영환 전자정당추진위원장은 "인터넷 정치 개혁운동이나 네티즌 비례 대표 선출 등이 하나같이 그 결과가 기대되면서도 성공 가능성에 의문 부호가 따르는 일들이기도 하다"며 "하지만 시도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으며 총선 이후에도 지속적인 후속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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