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CES]`가전 대 IT` 전쟁은 시작됐다

 가전업체들과 IT업체들의 전쟁이 바야흐로 시작됐다.

 2004년 CES가 개막하는 8일(현지시각), 오는 2005년 개장 예정인 ‘플러시윈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측은 7000개 객실용 TV로 게이트웨이의 LCD TV를 구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카지노 소유자인 스티브 윈은 “소니, 삼성을 모두 접촉했지만 게이트웨이의 가격과 유연한 디자인이 맘에 들었다”고 밝혔다.

 이번 CES에서는 HP의 TV시장 진출 선언, 마이크로소프트의 PC와 TV를 아우르는 ‘미디어센터 익스텐더 버전’ 공개, 인텔의 디지털라이팅 프로세서(DLP)와 비슷한 DTV칩세트 발표가 기다렸다는 듯이 연이어 발표됐다.

 지난 2002년 말 가장 먼저 DTV시장에 진출한 게이트웨이는 지난 하반기부터 42인치 SD급 PDP TV를 500달러 내린 24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일본의 42인치 SD급이 베스트바이에서 4000달러 초반대에, 국내제품이 3000달러 중반대에 가격이 형성된 것을 비교하면 60∼70% 수준이다. 지난해 말 799달러에 17인치 LCD TV를 발표한 델은 최근 699달러로 가격을 15% 가까이 인하했다. 일본업체들과 국내업체들의 제품 가격보다는 20∼30% 가까이 저렴하다. 게이트웨이는 지난해 11월 DLP프로젝터까지 발표하고 시판중이다. HP는 이번 CES에서도 아직 제품과 가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델 못지 않은 파괴력이 예상된다.

 세계 DTV 맹주로 부상하고 있는 국내업체들은 우선은 IT업체들의 가전 시장 진출의 파급 여부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LG전자의 김쌍수 부회장은 “LCD TV나 PDP TV는 부피도 얇고 무게도 가볍기 때문에 온라인 비즈니스도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면서도 “그러나 잭웰치가 5,6년전에 온라인 비즈니스를 준비해야 한다며 주요 인재들을 배치하고 거대 자금을 투입했지만 2,3년이 지난후에도 온라인으로 거의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보면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IT업체들의 빠른 시장 대응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말 LCD TV사업을 모니터 사업에 이관하는 등 시장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 DM총괄 최지성 부사장은 “TV의 경우 우편세일이나 온라인 세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5%에도 못미친다”며 “DTV의 경우 디자인과 성능을 숍에서 관찰하고 구매하는 패턴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그는 “그러나 IT업체들이 가격을 낮추는데 유리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가격 구조를 개선하는 작업과 세계적인 유통업체들과 공급망관계관리(SCM) 등을 강화해 상호간의 오버헤드를 줄이는 작업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한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3,4년전에 IP셋톱 박스사업에서 참담한 실패를 경험했으며 컴팩과 델 등의 인터넷 서핑 TV사업 실패 등으로 그들의 위협을 너무 과대평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형준 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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