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서비스 향상 등 \`발등의 불\`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연도별 WCDMA 수요전망과 투자계획 WCDMA 서비스가 29일 뜻깊은 첫 발을 내디뎠으나, ‘꿈의 3세대(G) 이동통신’이라는 당초 장밋빛 기대가 무색할 정도로 출발이 초라하다. 무엇보다 시장전망을 놓고 사업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회의적인 시선이 걷히지 않았다. 정책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도 다양한 수요 진작 및 투자 유인책을 강구중이나 당장 이렇다 할 정책을 내놓지 못했다. 더욱이 단말기가 가격대비 기능성 측면에서 기대에 못 미처, 요금이나 다양한 부가서비스 등 보완해야 할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상용화의 원년인 내년 WCDMA 서비스를 제대로 정착시키려면 정부나 업계 모두가 수요창출과 투자계획을 서둘러 마련하고, 시장돌파구를 찾기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말기 문제 해결 시급=당장 아쉬운 것은 WCDMA 서비스의 실체를 사용자들이 직접 느낄 수 있는 단말기가 없다는 점이다. 기술적인 이유도 있으나 단말기 업계가 내년 상반기까지 사실상 시범서비스 수준에 머물러 단말기 발주에 따른 채산성을 맞출 수 없다며 개발조차 꺼리는 게 더욱 크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업자들로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공급 주문을 받은 물량은 1000대 정도에 불과하다”며 “하반기 추가 물량에 대해 언급조차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사업자들이 WCDMA에 전혀 무게를 두지 않는 상황에서 단말기 보조금이 허용돼도 그 시장촉발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몇만대 수준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휴대폰 업계의 이같은 부정적인 반응은 지금까지 투입한 개발비용 회수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WCDAM 단말기 개발에 들어간 돈은 업체당 1000억원 정도지만 올해 단말기 공급량은 200대 정도”라며 “내년 전망도 불투명한데 WCDMA 단말기에 추가로 집행할 자금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적인 문제점도 산적해 있다. 크기를 최소화하면서 한 단말기내에 2세대(G) 서비스와 WCDMA 서비스를 구현하는 이른바 ‘듀얼모드듀얼밴드(DBDM)’용 원칩은 내년에야 개발된다. 시스템 또한 사업자의 투자효율을 고려할 때 ‘릴리스(R)5’로 진화해야 하나 현재로선 LG전자가 R3, 삼성전자가 R4를 각각 개발한 정도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망 구축 효율을 따지면 본격적인 투자는 R5가 개발되는 2006년 이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비스 질도 빨리 높여야=소비자를 끌어올 만한 다양한 유인책이 없다. 각각 500대와 1000대를 발주한 SK텔레콤과 KTF는 정부가 보조금을 허용하면 100만원대의 단말기 가격을 절반정도 낮춰 현 EVDO 단말기 수준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대중화를 위해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보조금 규모가 만만치 않아 적어도 일정 수요가 확보되기까지 이렇다 할 보급 진작책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구축된 시스템 구조도 하향 전송용량이 최대 384kbps에 불과해 차별화한 부가서비스는 영상전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초기 소수 사용자들을 위한 할인·정액 요금제를 검토중이나 정작 본격적인 상용화에서는 투자대비 손익보전을 위해 상당부분 고가 요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진작책보다 의지가 더욱 절실=주무부처인 정통부도 조기 시장창출 방안 마련에 골몰하나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내년 1분기중 가입자 유도를 위한 새 요금제와 단말기 보조금 지급방안 등을 마련키로 했으나 정작 당사자인 사업자는 마땅한 대안이 없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정통부 김동수 국장은 “문제점이 널려 있다고 상용화를 늦추면 결국 아무 것도 안된다”면서 “조기 투자 확대를 위해 사업자를 강제하기보다 시장활성화 시점에 우리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상용화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통부는 현재 IMT2000추진협의회 산하에 ‘WCDMA 기술지원단’을 구성해 단말기·시스템·서비스 등 기술적인 문제점들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는 한편 요금·보조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초 법령 고시도 개정할 계획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사업자나 정부 모두 상용화 자체에만 의미를 둬선 결국 시늉밖에 안된다”면서 “서로 힘을 모아 활성화 시점을 하루라도 빨리 앞당기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