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싸면서도 기능이 많은 실속형 상품이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값만 싸다고 인기를 끌던 시절은 지났다. 무조건 아껴쓰라는 말도 이제는 한물간 잔소리다. 중고품 이용과 물물교환, 저렴한 상품 구입 등 일방적인 ‘절약’ 중심의 쇼핑이 이제 다기능에 다용도, 실속과 효용성을 앞세운 경제적인 쇼핑 형태로 바뀌고 있다.
TV홈쇼핑에서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락앤락 밀폐용기’. LG홈쇼핑에서 올 한해 동안 37만개 이상 팔렸다. 새지 않는다는 특징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소비자 선택의 주 요인은 ‘다용도 기능’이다. 밀폐·보관기능뿐 아니라 다양한 크기의 세트상품이기 때문에 음식 용기로, 야외 도시락통 등 사용범위가 넓다. 식탁 위의 여러 반찬그릇을 밀어내고 가정내 식탁문화를 일시에 뒤바꾼 것으로도 유명하다. 판매 수량에서 4위에 오른 ‘사계절 레저화’는 말 그대로 등산, 낚시, 캠핑 때 4계절 모두 이용할 수 있다. 9위와 10위 상품인 ‘만능녹즙기’와 ‘도깨비방망이’도 저렴한 가격대에 다용도로 사용 가능한 실속형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다용도 상품의 부각은 올해 가장 두드러진 소비 트렌드다. 다용도는 상품이 갖춘 다양한 기능을 기반으로 한다. 필요에 따라 여러 사람이 함께 쓸 수도 있다.
LG홈쇼핑 김기호 상무는 “홈쇼핑 히트상품이 과거 충동적 장식 상품에서 실속형, 알뜰 필수상품군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 인기상품은 그해 소비 트렌드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숙명여대 경영학부 서용구 교수는 “시대 환경과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가격에 연연해 하기 보다 가격대비 효용을 따지는 경제소비가 두드러진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쇼핑 사이트는 반품상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반품닷컴’과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새로운 개념의 중고품 전문 쇼핑몰 ‘하드오프’, 렌털 및 물물교환 사이트인 ‘렌탈엔조이’ 등으로 과거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소비문화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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