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모델로 삼고 있는 인물은 없지만 프로그래밍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경지에 올라서는 것이 목표입니다.”
국제대학생프로그래밍경시대회(ACM-ICPC:ACM-International Collegiate Programming Contest)에 참가할 자격을 얻는 제3회 대학생프로그래밍경시대회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송기문씨(21·전산학과 4년).
그는 언노운(UNKNOWN)팀(임중군·전산학과 3년, 노민상·수학과 4년)의 리더를 맡아 우리 나라에 배정된 유일한 티켓 한 장을 거머쥐는데 지대한 역활을 했다.
“대회장의 컴퓨터를 이용해 5시간 동안 9개의 문제를 모두 푼 팀이 3개나 되는 등 국내에서 참가한 팀들의 실력이 막강했습니다. 다만 답을 제시한 속도에서 우리 팀이 앞서 1등을 하긴 했지만 운이 좋았죠.”
하얗게 염색한 머리칼을 무스로 빚어 넘긴 훤칠한 키의 파릇한 신세대지만 겸손의 미덕까지 갖춘 송씨는 지난 우승이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둘러댔다. 그러나 그의 이력을 보면 결코 이번 우승이 행운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친구따라 초등학교 6년 때 처음 컴퓨터를 접한 송씨는 중고생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 및 국제 정보올림피아드의 메달을 휩쓸다시피 했던 ‘문제풀이의 달인’이다. 중3때는 국내 대회서 동메달, 고 2때는 대상, 고3때는 국제대회 금메달을 차지하는 등 국내외 대회에서 대부분 입상한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어릴 때부터 남들 안 하는 일을 많이 했다”는 송씨는 건물 옥상의 난간에 앉기를 좋아 한다든지, 음악이나 요리, 특히 퍼즐(바둑이나 체스, 보드게임 등)의 경우는 누가 게임 하자고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즐길 정도로 다방면의 잡기에 능한 이른바 ‘꾼’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장점과 단점은 정확히 꿰뚫고 있는 송씨는 “만약 저에게 벤처CEO가 되라면 바로 포기할 것이지만 CTO라면 누구보다 자신있다”며 “기술 등을 기획하고 새롭게 응용하는 업무가 적합한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인생이야말로 문제풀이가 아니겠느냐고 당당히 자신의 인생관을 드러내던 그에게도 요즘 풀리지 않는 ‘군입대 문제’에 봉착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전에 아르바이트했던 네오위즈같은 프로그램 개발자가 만든 회사에서 병역특례를 통해 국가에 헌신하고 싶은 바람입니다.”
특이한 이력이 말해주듯 남보다 탁월한 응용 능력을 열심히 갈고 닦는다면 분명히 우리 나라를 이끌어갈 차세대 프로그래머로서 우뚝 설 것이라는 판단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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