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인재 등용 지침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용어가 있다. 바로 대졸취업난이다.

 몇 달전 한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 프랑스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실업률과 청년실업률의 격차는 5% 정도로 이 수치는 외환위기 당시와 유사한 수준이다.

 OECD기준으로 실업률을 계산할 경우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비정규직 취업자를 포함해 12.3%로, 프랑스(16.2%) 다음으로 높았다. 영국은 12.0%, 미국 11.4%, 일본 10.7%, 독일 9.1% 순이었다.

 대학진학 재수 및 취업재수 등이 늘면서 고교 4년 대학 5년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하게 되었다. 또한 장기 경기침체로 여러 기업들이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취업난 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조기퇴직과 명예퇴직이 자리잡으면서 일찍이 직장을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어 향후 사회문제로까지 부각이 우려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가 헤드헌터 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기업에서 원하는 우수인재는 항상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외국계, 대기업, 벤처기업들 모두 공통의 문제지만 작은 벤처기업일수록 우수 인력에 대한 구인난이 심각하다.

 또 최근의 인력이동상황을 분석해 보면 유능한 인재들이 국내대기업, 벤처기업에서 이탈하면서 외국계 기업을 선호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것은 평생직장의 개념이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다는 증거다.

 이러한 시대적 추세에 맞춰 CEO 및 최고간부들의 능력중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역할은 우수인재 유치 및 육성, 보호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많은 CEO들의 능력을 분석해 볼 때 우수한 인재에 대한 투자 및 연구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였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 IT기업 경영자들은 유능한 인재유치에 항상 신경을 쓰고 있지만 정작 필요한 업무를 맡길 만한 인재를 찾기는 정말 어렵다고 느끼고 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찾기 어려운 직종인 경우에는 인재 스카우트 경쟁이 과열되면서 해당인력들은 이곳 저곳 옮겨다니면서 몸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분석해 볼 때 이미 갖추어져 있는 외부인재유치도 중요하지만 각기업의 특성에 맞는 기업문화를 정착시켜 기존조직내의 인력을 핵심인재로 육성시키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3000년전 중국 주나라의 태공망이 왕과 문답식으로 기술한 ‘육도’와 ‘삼략’이라는 고서에 나오는 인재등용에 필요한 판단방법을 기술해 보며 인재등용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인재의 판단방법은 첫째, 질문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지를 파악한다. 둘째, 배반의 여지가 있는가를 시험해 본다. 셋째, 곤란한 상황을 만들어 대처능력이 있는지를 시험해 본다. 넷째, 비밀사항을 알려주며 됨됨이를 파악해 본다. 다섯째, 느닷없이 어려운 질문을 해 순발력의 유무를 알아본다. 여섯째, 재무관리를 시켜 도덕성을 파악한다. 일곱째, 미인계를 활용해 강직성을 시험해 본다. 여덟째, 술자리를 같이 해 마음가짐을 파악해 본다.

 또 인재등용에 있어서 피해야 할 사람으로는 첫째 행동보다는 말이 앞서는 사람. 둘째 자기자신의 주관보다는 부화뇌동하는 사람. 셋째 주색잡기에 빠져 업무를 소홀히 하는 사람. 넷째 자기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비판적인 사람. 다섯째, 자신의 이익과 명예만 추구하는 사람. 여섯째, 실력이 없고 일관성이 없는 사람. 일곱째, 이상한 종교집단에 심취해 있는 사람을 꼽을 수 있다.

 요즘같은 취업난, 실업난 시대에는 핵심인재들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인력을 핵심인재로 육성시키는 것도 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육도’와 ‘삼략’의 고서에 나오는 인재등용지침은 오늘날 더욱 우리의 가슴에 절실히 와닿는 글귀다.

◆김성배 로지컴 사장 sbkim@logic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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