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주식 투자 비중이 낮았던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주식 투자가 내년을 기점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여 증시의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자금의 성격상 장기 투자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거액의 자금을 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서 대표적인 기관 투자가로 꼽힌다. 하지만 국내 증시에서 연기금의 주식 투자 비중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물론 연기금의 주식 투자는 줄곧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다. 올들어 연기금이 거래소에서 기록한 순매수 규모는 8300억원으로 지난 2000년 이후 꾸준히 매수 우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매매 비중도 지난 2001년 1월 0.5%에서 현재 1.2%로 두배 이상 높아졌다. 하지만 이같은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연기금의 주식 투자가 거래소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1%에 지나지 않는다. 선진국의 경우 40%를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위원은 내년 7월부터 도입되는 퇴직연금제도와 국민연금 자금 운영의 변화로 연기금의 자금 운용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위원은 “내년 7월부터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되고 장기적으로 국민연금의 주식 투자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 확충이 국내 증시의 수급에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퇴직연금제도의 도입은 개인의 저축과 투자형태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오고 기금을 운용하는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주식투자 등 다양한 상품의 개발과 운용 기법의 도입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변화도 주식 시장 입장에서는 간과할 수 없는 이슈다. 현재 정부가 마련중인 국민연금법 개정법률(안)에 따르면 정부는 국민연금의 장기 재정을 2070년까지 안정시키는 재정안정대책과 100조원대에 이르는 기금을 보다 전문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금융운용위원회의 상설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김연구위원은 “퇴직연금과 국민연금은 성격상 장기 투자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보다 다양하고 적극적인 운용 수단을 강구하게 된다면 중장기적으로 주식 시장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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