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SK에 이어 코오롱그룹도 한국 대기업의 상징인 구조조정본부를 해체함에 따라 타그룹으로까지 확산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참여 정부 들어 정부가 그룹사의 지주회사 체제를 장려하고 있는데다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말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 발표를 통해 구조본 해체를 유도하고 있어 이같은 움직임은 더욱 주목된다. 코오롱은 24일 구조본 해체에 대해 ‘시대의 대세’라고 밝혀, 정부의 정책방향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로 구조본 해체를 검토해온 그룹들은 일련의 정부 정책방향 및 코오롱의 결정에 대해 상당히 고민하고 있다. 현재 현대자동차, 한진, 한화, 금호 등이 구조본 해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조본 해체를 고려하고 있는 그룹의 한 관계자는 “(구조본 해체의) 구체적인 일정이나 계획이 잡혀 있지 않지만 정부가 적극 권장하고 있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재계의 한 관계자도 “구조본은 영속적이라기보다는 한시적 필요성 때문에 생긴 것”이라며 “구조본을 ‘계륵’으로 보고 있던 그룹들은 구조본 해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예상보다 구조본 해체가 잇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구조본 중심의 그룹운영 시스템이 우리나라 기업문화에 맞게 정착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인위적으로 바꾸는 것이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LG카드의 유동성 위기 발생이 구조본 해체를 통한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으로 인해 더욱 확산됐다는 분석도 이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여기에 재계 서열 1위인 삼성그룹이 구조본 체제를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이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구조본 중심의 현 체제가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구조본 해체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모 그룹의 관계자는 “구조본 체제가 부정적인 시각도 높지만 아직까지는 긍정적인 기능을 더 많이 하고 있다”며 “구조본의 기능이 점차적으로 축소될 수는 있겠지만 일시적으로 없애는 결단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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