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현지 생산설비 확대 집중
주요 대기업의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의 핵심 키워드는 ‘해외’가 될 전망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LG·SK 등 주요 그룹들은 각사별로 2004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보다 해외에 역량을 강화하는데 주요 사업방향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기업들이 해외비중을 높이는 데에는 최근 국내외 경제예측기관 및 전문가들이 이미 세계 경제가 회복을 위한 전환점을 돌아섰다고 파악하고 있는데다 내년부터는 경기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경기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는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LG는 내년도 세계 경기 회복을 수출물량 증대와 수익성 확대로 잇는다는 그림속에 계열사별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를 위해 LG는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 패턴을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신속 반영하고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수출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원화 강세로 수출채산성이 악화될 수 있을 것에 대비, 수출거래선과의 거래조건 점검도 함께 진행할 방침이다.
삼성은 그룹 차원의 가이드라인을 아직 마련하지는 않았지만 세계 경제 회복에 맞춰 각 계열사별로 해외 비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중국을 포함 브라질, 멕시코 등 해외의 휴대폰 공장 생산설비를 대폭 늘리는 등 삼성의 해외투자를 주도할 계획이다. 삼성의 관계자는 “최소한 국내보다 해외의 경기 회복세가 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해외에 연구개발 및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SK는 사업 계획 핵심을 그룹 정상화와 해외사업 확대전략으로 잡았다. 해외사업의 경우 에너지·화학, 정보통신, 생명과학 등 3대 핵심분야를 중심으로 중국에 사업기지화 및 주력사업의 핵심시장화라는 전략을 수립하고 계열사 및 그룹전체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해외비중이 높지 않았던 롯데는 자체 경제연구실의 분석자료를 바탕으로 해외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롯데는 내년에 동남아시아 지역을 주력인 식품 분야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중국은 호텔·쇼핑몰 등을 중심으로 공략한다는 기본 틀을 마련했다.
포스코는 내수시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되 중국이 내년에도 고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이 시장을 사업계획 수립에 적극 반영한다는 목표다. 이 업체는 특히 올초와 내년 하반기에 각각 시공에 들어가는 중국 청도의 스테인레스 냉연 공장과 장강의 스테인레스 열연 공장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두산은 그룹 차원의 해외전략은 갖고 있지 않지만 각 계열사별로 해외시장을 타진하고 있다. 두산의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전략’에 맞춰 신규사업을 발굴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해외 경기 전망이 밝기 때문에 해외에서 신규사업을 물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코오롱은 지난해부터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내년에도 이런 추세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코오롱은 시공에 들어간 (주)코오롱의 난징 타이어코드 공장, 코오롱글로텍의 칭따오 자동차시트 공장 그리고 내년 착공할 코오롱 유화의 쑤저우 석유수지 공장을 바탕으로 중국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세계 경제가 살아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내년에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업들은 세계 경제 회복을 통해 새롭게 발생하는 수요를 어떻게 활용할 가에 대해 고민해야 하며 이를 사업계획 수립에 반영해야 할 것”고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