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스카이라이프 제휴 파격적 마케팅
‘돈 내고 유료방송 보면 비정상이다.’
연말을 앞두고 케이블TV, 위성방송의 가격 파괴 마케팅이 도를 넘어설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유료 방송 시장의 붕괴를 부추기고 있다. 특히 스카이라이프와 KT가 내달 결합상품 출시에 즈음해 파격적인 경품 제공 및 무료 가입 행사에 나서면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도 이에 맞불 작전을 선포하는 등 극단적인 출혈 경쟁을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과거 중계유선방송사업자(RO)와 SO 등 케이블TV 업계 내부의 전면전에 이어 또 한 번 양대 유료매체의 제살깎아먹기식 경쟁이 재현됨으로써 뉴미디어 방송시장의 발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스카이라이프+KT, 동시가입시 현금 제공=이달 100만 가입자를 돌파한 스카이라이프는 하반기 들어 가입자 확대 및 고객 사은 행사 등의 일환으로 연이어 할인 이벤트를 실시했다. 특히 최근 지역 대리점의 웹사이트를 통해 KT메가패스VDSL과 스카이라이프 동시 가입시 현금 10만원 또는 10만원권 상품권을 제공한다는 특별 마케팅에 돌입했다.
또 불특정 다수에게 ‘돈내면 스카이라이프가 아니다’ ‘스카이라이프 완전 공짜’ 등의 제목의 메일을 대량 발송해 가입비, 설치비, 안테나, 수신기를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는 광고로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현금을 포함해 공정거래법상 1인당 제공 가능한 경품 한도를 넘지 않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각 대리점이 실시하는 영업을 일일이 관리하기란 어렵다”고 말했다.
◇SO, 맞대응 나설 조짐=스카이라이프와 KT가 공동 전선을 통해 가입자 기반을 확대해 나가려 하자 SO는 초긴장하고 있다. 특히 KT가 번들 상품 마케팅시 통신상품을 제공하면서 방송 상품은 ‘덤으로’ 제공하는 형태를 취한다면 유료 상품을 정상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SO의 한 관계자는 “막강한 자금력과 마케팅 기반을 갖춘 스카이라이프와 KT가 이미 파상 공세에 들어갔다”며 “최악의 경우 SO가 이에 대한 대응으로 지역내 가입자에게 무료로 방송을 제공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SO의 소유주도 “수년전 각 지역 RO와의 치열한 경쟁을 거쳐 한차례 가격 구조가 하향 조정됐다. 이번에는 예전보다 출혈이 더 심할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방송 시장의 부실화 우려=업계에서는 올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한정된 유료 가입자를 놓고 스카이라이프와 케이블TV 사업자간 경쟁이 극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KT가 증자를 통해 스카이라이프의 확실한 1대 주주로 등극하면서 결합 상품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고 이에 대한 SO의 방어 마케팅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방송계의 한 관계자는 “SO와 스카이라이프의 경쟁에 거대 통신사업자가 가세하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의 전면전이 불가피해졌다”며 “무엇보다 지나친 가격 할인 전략이 PP는 물론 전체 뉴미디어 유료 방송 시장의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