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업 돌파구 중국서 찾는다"

업계, 현지법인 설립ㆍ수출 앞다퉈

 “중국시장을 잡아라.”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중국 우한에서 열린 중국국제광전자박람회(IOIT 2003)에 참가한 국내 광산업체들이 중국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국내 광산업체들은 그동안 일본·미국 등지를 대상으로 활발한 마케팅을 펼쳐왔으나 이들 시장이 장기간 침체된데다 과당 출혈경쟁 양상을 보여 새롭게 부상하는 중국 시장을 돌파구로 삼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태세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빛정보·이오테크닉스·나노팩·새론·옵토온 등 이번 IOIT에 참가한 업체들은 광통신부품 및 레이저 분야의 신흥시장으로 중국이 유망하다고 판단, △현지 생산라인 및 합작회사 설립 △대리점 개설 등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미 3년 전부터 중국 하얼빈에 실리콘 가공 후공정 생산라인을 가동중인 해빛정보(대표 박병선)는 중국 최대 광산업집적화단지인 우한에 광픽업장치부품 생산라인을 설치해 턴키베이스 방식으로 수출하기로 하고 현지 업체와 계약체결을 서두르고 있다. 박병선 사장(49)은 “중국 업체가 100억원 규모로 투자한 무한 광밸리 시설에 광픽업장비 부품 기술을 결합해 내년부터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라며 “이에 따라 회사 전체매출액은 올해 예상치 100억원에서 내년 이후부터는 400억∼500억원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상하이 사무소에 이어 지난 2월 톈진에 현지 법인을 설립, 중국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이오테크닉스(성규동)는 중저가 레이저마킹기와 레이저를 측정하면서 정확하게 절단하는 장비인 레이저트리밍기 수출을 위해 단독진출이나 현지업체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 두 제품의 중국진출을 위해 25억원을 투자하고 전체 매출액 350억원 가운데 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의 2배 이상인 20∼3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회사 성규동 사장은 “중국의 성공적인 진출여부가 앞으로 회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중국의 틈새시장인 중저가 제품을 위주로 단독진출과 합작회사 설립 등을 놓고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키징 전문업체 나노팩(대표 박병재)도 중국 화공과기와 WRI 등 3∼4개사에 달한 거래처를 10여개사로 늘린다는 방침을 세우고 활발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으며 현지에 생산라인을 설립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추진하고 있다. 또 광계측기 전문업체 새론(대표 차균희)은 중국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박막두께 및 굴절률 측정장비인 프리즘커플러와 광대역 광원 ASE-소스의 처녀 수출에 나섰다.

 옵토온(대표 편광의)은 레이저다이오드(LD) 칩을 수출하기 위해 중국 트랜시버 전문업체인 WTD에 샘플을 제공하는 등 추후 세부적으로 추진하기로 했으며 골든라이트(대표 김광석)도 다이오드 펌프교체 레이저의 중국 진출을 위해 수출 및 기술이전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중국 광통신 전문 에이전트인 웨스텍인터내셔널 김재옥 사장은 “중국이 미국·일본·대만 등의 광산업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광산업 시장이 열리면서 한국업체들에는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한국업체들에 “중국 시장의 흐름과 기술, 제품 등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해 주도권을 확보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한(중국)=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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