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이동성제도입 앞두고 요금 논쟁
내년초부터 LG텔레콤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적용되는 이동전화 번호이동성 제도 시행을 두 달여 앞두고 이동통신 3사간 고객쟁탈전이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기회에 가입자를 확보,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후발사업자의 공세와 선발사업자인 SK텔레콤의 수성으로 가열되는 이통사간 고객 쟁탈전은 사업자별 전략을 구상하던데서 한걸음 나아가 통화요금, 가입자확보전 등 실제 영업현장에서의 마찰을 빚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마케팅 전쟁이 LG텔레콤 번호이동성이 시행되는 내년 1월이 다가올 수록 사업자간 사소한 부분까지 공방이 확산되는 양상을 띄면서 확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SKT vs LGT “요금논쟁”=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통화요금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SK텔레콤(대표 표문수)은 최근 고객에게 자사 요금이 알고보면 LG텔레콤(대표 남용)보다 싸다는 내용의 전단지가 첨부된 9월분 요금고지서를 보냈다. 이 전단지에는 SK텔레콤 일반요금 기준으로 월평균 통화량 200분을 사용하는 고객의 요금을 비교하면 LG텔레콤 요금보다 월 1334원, 연간 1만6000원이 더 저렴하다고 주장했다. 또 SK텔레콤 월평균 통화량인 197분을 기준으로 요금 환산하면 LG텔레콤보다 월1314원, 연간 1만5766원 더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측은 “스피드011 요금이 더 비싸다고 생각되는 것은 고객의 통화량이 (LG텔레콤에 비해) 69분이 많기 때문일뿐 요금이 비싼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LG텔레콤은 SK텔레콤이 요금제를 의도적으로 왜곡해 비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일반요금제에 할인시간대를 모두 적용하고 LG텔레콤 요금에는 야간할인 옵션제를 배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야간 할인 옵션제를 포함시키고 약정할인제를 감안하면 LG텔레콤의 요금이 SK텔레콤보다 10% 저렴하다는 것. LG텔레콤 관계자는 “197분 통화기준으로 하면 SK텔레콤 요금보다 연간 1만1292원이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LGT vs KTF “가입자 확보전”=KTF와 LG텔레콤은 다단계식 마케팅을 동원한 가입자 확보전을 벌인다. KTF(대표 남중수)는 다른 사람을 가입시키는 고객에 1인당 2만5000원에 상당하는 현금 포인트를 주는 공격적인 ‘다단계식’ 마케팅에 나서 LG텔레콤의 타사 가입자 명단 확보전략에 맞불을 놨다. 20일부터 시작되는 ‘굿타임 멤버로 추천합시다!’ 이벤트는 고객이 추천인의 신상자료를 등록시키고, 추천받은 고객이 가입하면 플레이스테이션2 게임기 등으로 바꿀 수 있는 포인트를 한명당 2만5000점씩 적립시켜준다. 아울러 추천시 1∼45의 번호중 하나를 골라 입력하고 그주 로또 보너스 번호에 당첨됐을 때 2000만원을 당첨된 고객 숫자대로 나눠주는 행사를 올 연말까지 10차례 실시한다. LG텔레콤(대표 남용)은 이에 앞서 LG계열사 직원 등을 통해 타사 가입자 정보를 확보, 번호이동성을 앞두고 마케팅 대상 고객명단을 만들고 있다. LG텔레콤은 주로 SK텔레콤 011 가입자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LG 전계열사를 동원한 판매전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LG텔레콤은 또 이동전화 다단계 마케팅 회사들에 확보 가능한 고객의 규모를 타진하고 이에 따른 계약조건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네트워크 마케팅 업체 관계자는 “LG텔레콤의 요청에 따라 교체수요를 파악하고 있다”며 “기존 회원수를 감안했을 때 최소 100만 여명 규모의 고객 확보가 가능하며 LG텔레콤측이 예전보다 크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