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달라진 김치냉장고 위상

 지난 95년 등장한 김치냉장고는 과거 9년동안 우리 국민들의 김장 풍속도, 식습관, 주부들의 계모임 등 생활상을 바꿔놓고 있다.

 김치냉장고가 사시사철 김치를 담글 수 있게 만들면서 ‘김장철’이란 개념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100∼200포기씩 김장 담그던 모습은 기억저편의 아련한 추억이 됐다.

 김치냉장고는 우리 가정의 식탁에서 김치가 본래의 자리를 되찾게 만들었다. 김치의 복권은 그동안 급신장해 온 인스턴트 음식문화에 맞서 밥에 대한 관심과 수요를 불러일으키면서 `햇반`과 같은 응용식품들의 탄생을 이끌어 내는 계기로 작용했다.

 김치냉장고는 또 가격등락이 심한 배추에 대한 수요와 공급을 분산시켜 배추가격을 안정시키는 데도 기여했다. 배추값은 과거 작황에 따라 가격이 치솟아 ‘금(金)배추’라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김치냉장고의 확산으로 김장철이 무색해지면서 배추·무·고추 등 채소류와 양념류 가격이 안정되고 있다. 수요의 계절성과 수요 집중도가 완화된 데 따른 결과다.

 김치연구 열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실제로 위니아만도와 LG전자가 각각 김치연구개발센터, 김치연구소를 개소했고 삼성전자와 풀무원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김치냉장고를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다. 이같은 김치에 대한 학문적 산업적 연구 열기의 확산은 일본과의 김치 표준 논쟁에 종지부를 찍는 역할을 하는 등 국내 식품 및 가전산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전후방 산업의 성장도 견인하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김치와 직간접으로 연관을 맺는 즉석쌀밥, 포장김치, 김치관련 인터넷콘텐츠 등 전후방 산업의 성장에 김치냉장고의 영향을 배제하기는 힘들다. 실제로 즉석쌀밥 시장은 식품산업에서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했으며 지난 96년 2200억원에 불과하던 포장김치 시장규모도 98년 3000억원, 99년 3600억원으로 성장했다.

 김치버거, 라이스버거, 불고기버거 등 한국형 패스트푸드도 등장했고 김치관련 인터넷 콘텐츠 시장의 형성도 낳았다. 이밖에 쌀냉장고, 반찬냉장고, 화장품냉장고 등 기능성냉장고 시장을 개막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

 김치에대한 인식변화와 월드컵 이후 높아진 국가인지도를 배경으로 글로벌 수출상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김치는 물론 야채, 육류, 와인 등 다양한 음식과 음료를 저장할 수 있는 다용도 기능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그동안 한인사회에 한정됐던 김치냉장고가 외국인들로부터도 호응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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