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투자기관 돈은 싫어"

미국 벤처캐피털, 펀드 참여 막아

 미국 벤처캐피털들이 자신들의 투자 정보를 지키기 위해 공공투자기관들과 거리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표면화하고 있다.

 8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 벤처캐피털들은 국·공립 대학, 주의 연금기관 등 정보 공개 의무가 있는 공공투자기관들의 펀드 참여를 꺼리거나 막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투자캐피털인 세콰이어캐피털은 국·공립 대학들의 펀드 참여를 막고 있으며 또 다른 캐피털인 메이필드는 ‘공공기관의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이런 움직임은 캘리포니아연방법원이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게 자금 운영 내역 중 캐피털 펀드에 투자한 데이터를 일반에 공개하라고 결정하면서 가속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벤처캐피털업체들은 이 판결을 준수해야 하는 대학기관들이 자신들의 펀드에 참여할 경우 포트폴리오 구성을 포함한 기밀 정보가 누출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몇몇 벤처캐피털들을 중심으로 펀드의 투자자와 포트폴리오 목록, 투자업체들의 기술 개발 정보 등 기밀정보를 공공투자기관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방안을 물밑에서 추진하고 있다.

 대학, 연금 등 공공투자기관들은 세콰이어캐피털의 이런 조치가 확산될까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캐피털들이 공공기관들에 정보 제공을 꺼릴 경우 공공투자기관은 막대한 자금을 제공하는 큰 손이면서도 투자정보를 얻는 데는 2등 투자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공기관들은 벤처캐피털이 투자하는 자금의 20%정도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 퇴직연금기관의 패트리시아 매츠 대변인은 “캐피털들의 이런 움직임은 결국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되는 정보 제공량을 줄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극소수에게만 정보가 제한되는 새 질서 체계를 낳을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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