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동 미디어센터
소프트웨어엔지니어인 김시종씨(35·가명)는 하루를 서울 상남동 미디어센터 밀레니엄 공원 주변의 조깅으로 시작한다. 한강의 북쪽 강둑을 따라 펼쳐진 푸른 초목으로 뒤덮인 이 공원이 한 때 쓰레기 매립지였다는 사실을 누가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공원 지하 쓰레기 매립층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근처 주택의 난방 연료로 활용된다.
출퇴근 수단은 승용차가 아니라 자기부상 열차이다. 김씨가 사무실 자리에 앉자 마자 컴퓨터가 자동으로 켜지면서 미국 본사와 화상 회의로 바로 연결된다. 최근에 다녀온 몇 차례의 중국·러시아 출장 때에는 비행기가 아니라 5년 전에 복원된 경원선 열차를 이용했다. 그의 사무실은 세계 최고 미디어 기업의 동북 아시아 지역 본부가 다수 입주해 있는 비교적 높이가 낮은 최고급 건물에 위치해 있다.
저녁 무렵, 그는 집에 전화를 걸어 난지한강공원에서 세계 최고의 물줄기(202m)를 자랑하는 분수 쇼를 함께 보기로 약속을 한다. 분수 쇼를 보고 나서 서울 월드컵 경기장 내에 있는 메가 스토어에 가족과 함께 쇼핑을 하러 갈 참이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는 서울의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세계 수준의 다양한 문화 시설과 스포츠 시설이 갖춰져 있다. 월드컵 경기장에 가는 데는 승용차가 필요 없다. 자전거 도로와 모노레일 노선으로 이뤄진 환경친화적 교통망이 월드컵 경기장과 서울시 전역을 빠르고 편리하게 연결한다. 사실 이 탁월한 교통망 덕분에 김 박사는 이 곳으로 이사 오기 직전에 타고 다니던 승용차를 시원스레 팔아 버릴 수 있었다. 주말이면 김씨는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내에 있는 근처 퍼블릭 골프 코스에서 골프를 즐긴다.
먼 미래의 생활상을 그린 공상과학 소설의 한 부분일까? 아니다. 언뜻 스치는 생각과는 달리 이는 서울시 북서부에 위치한 상암동에서 오는 2010년에 완공될 예정인 ‘디지털 미디어 시티(DMC)’ 지구에서 보통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이다.
상암동 디지털 미디어 시티(DMC)는 테라 바이트 수준의 정보통신망, 풍부한 녹지 공간, 인간친화적인 환경을 갖춘 660만 평방 미터에 달하는 도시 개발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의 청사진 속에는 미디어 기업이 입주할 첨단 빌딩, 안락한 주거시설, 골프 코스, 4개의 자연 테마파크, 문화 및 오락시설, 그리고 과학기술 박물관과 국제 교육시설까지 포함돼 있다.
DMC는 방송,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음악, 소프트웨어 개발, 온라인 교육 등 디지털 컨텐츠 창조에 필요한 모든 요소의 산실로서 구상되고 있다. 영국 런던의 카나리 와트 개발 부지의 1.7배 규모인 DMC 프로젝트 부지는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실험실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 근처에 건설될 예정인 상암 새천년 신도시는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뤄 공존하는 생태학적 도시다. 상암 새천년 신도시는 또한 세계의 디지털 미디어 기업이 요구하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정보집약적 도시이자 동북 아시아 전역을 연결하는 허브 도시가 된다.
특히 대만의 신죽 과학기술 단지, 싱가포르의 과학기술 단지, 말레이지아의 멀티미디어 산업회(MSC) 등에 비해 DMC 부지의 지정학적 입지가 탁월하다. 인접한 여의도에 입주하고 있는 방송사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서울시는 인터넷 방송사업자와 디지털 위성 방송사업자들이 DMC 내에 미디어 제작센터를 설립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조장은 기자 jecho@etnews.co.kr>
◆ 기고 - DMC의 미래
서노원 DMC 담당관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는 미래산업을 주도할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가 집적된 지식창조형 산업클러스터로 서울이 보유한 성장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한국경제가 동북아 경제주도권을 확보하고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있는 신성장 동력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
DMC가 혁신 클러스트로 성공적으로 발전한다면 서울의 도시 이미지를 제고하고, 나아가 서울내 외국 자본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디지털 미디어 산업의 글로벌 클러스터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해 서울 지역 내 여타 클러스터 지역의 혁신을 주도하고, 파급효과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
DMC는 앞으로 세계적인 M&E 및 R&D 센터, 거대 세계기업(MNC)지역 본사 등이 집중된 스타급 특구로 육성될 예정이다. 이에따라 서울이 가진 국제교통 기능과 물류 역할에 대한 경쟁력과 DMC가 상호 융화되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국가 역점시책인 ‘동북아 경제중심’ 실현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송도 정보화 신도시
미국 생명 공학 회사 직원인 스티브 존스(41·가명)씨는 매일 송도신도시 경제자유구역내 집에서 출근해 회사 R&D센터, 영종도 경제자유구역과 관세자유지역내 임가공업체등을 차례로 들른다. 그는 임가공업체들이 중국산 원료를 설계대로 가공하고 포장했는지 조사한 뒤 가공제품을 항공기편으로 중국, 동남아 등으로 수출하는 일을 맡고 있다.
그의 아내는 청라(김포매립지) 경제자유구역안에 있는 금융회사에 재직중이며 아들과 딸은 송도신도시내 외국인 학교에 다닌다. 존스씨 가족은 주말에는 친구가족들과 함께 인천국제공항 인근 을왕리해수욕장에서 요트도 타고 무의도에 새로 개장한 카지노도 즐길 생각이다.
이처럼 인천이 10∼20년내 외국인들이 자유롭게 비즈니스와 생활을 겸할수 있는 동북아의 ‘금융·경제허브’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 일단 인천은 서울 다음으로 유망한 동북아 허브 구축 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송도 정보화 신도시는 국제 비즈니스 거점 및 첨단산업·정보화도시 실현을 목표로 지난 94년부터 인천시에서 매립을 추진중이며, 총 535만평의 매립계획 중 지난 2000년 1월 176만평의 매립이 완료됐다. 현재 나머지 지역에 대한 매립공사가 진행 중이다. 매립이 완료된 2·4공구(176만평)에 대하여는 기존 계획에 따라 주거단지, 지식정보·바이오산업단지가 조성된다.
특히 바이오산업단지에는 세계적인 바이오 신약 개발업체인 벡스젠사가 1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R&D 센터 및 생산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또한 167만평에 달하는 구역에는 외자유치를 통해 국제 비즈니스센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인천시, 게일(Gale·81%),포스코(19%) 등으로 구성된 송도정보화신도시 콘소시움은 127억 달러 규모(개발투자비 117억 달러, 토지매입비 10억 달러)의 외자유치 협약을 이미 체결했으며, 이 협약에 따라 2013년까지 국제컨벤션센터, IBC빌딩(60층), 오피스빌딩(69동), 호텔(4동), 백화점 및 쇼핑몰, 주거단지(1만5200세대), 골프장(20만평) 등이 단계적으로 조성된다.
이와 함께 향후 매립 예정인 152만평의 부지에는 기존 계획의 확장사업으로 주거 및 지식정보산업·연구기능의 유치가 추진된다. 오는 2020년까지 535만평의 개발이 완료되면 상주인구 18만명과 70여동의 오피스필딩과 호텔, 쇼핑센터를 갖춘 국제업무·교류의 거점도시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장은 기자 jecho@etnews.co.kr>
◆ 기고 -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미래
황의식 인천 경제자유구역준비기획단 본부장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기반으로 영종도와 용유도, 송도정보화 신도시, 서북부 매립지를 중심으로 물류 산업, 국제비즈니스, 금융, 정보기술 및 생명공학(BT)분야의 R&D허브, 관광레저 등 복합 개발전략하에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물류와 비즈니스의 거점으로서 영종도와 용유도 지역, 국제 비즈니스와 IT등 지식산업의 중심으로서 송도정보화 신도시, 국제금융과 스포츠 레저 중심의 서북부매립지로 구성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은 국제비즈니스중심지로서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은 제도적 기반으로 경제자유구역법의 제정과 실천, 범정부적 컨센선스로서 정부의 제1 국정 아젠다 선정, 인천시의 착실한 준비와 추진전략, 그리고 인천의 범시민추진협의회 등 시민들의 지원과 협력으로 21세기 우리나라 발전 전략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다.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3
'과기정통AI부' 설립, 부총리급 부처 격상 추진된다
-
4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5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6
은행 성과급 잔치 이유있네...작년 은행 순이익 22.4조 '역대 최대'
-
7
두산에너빌리티, 사우디서 또 잭팟... 3월에만 3조원 수주
-
8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9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보조배터리 내부 절연파괴 원인
-
10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