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광고 시장 열린다

무료쿠폰ㆍ동영상 광고 등장…매출 증대 한몫

 테헤란밸리의 한 벤처기업에 다니는 C양은 메시지 연결음을 듣고 휴대폰을 열었다. 그녀의 휴대폰에는 모바일 동영상 광고가 들어와 있었다.

 최근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속옷 ‘누디브라’ 광고다. C양은 광고 동영상을 흥미롭게 본 뒤 즉시 접속 버튼을 눌러 무선인터넷에 접속, 판매자 사이트에 들어가 제품을 구매했다.

 이 얘기는 가상 속 얘기가 아니다. 지난달 SK텔레콤의 휴대폰을 이용한 광고에서 현실화됐다.

 지난 2, 3년간 휴대폰을 통한 각종 광고가 실험적으로 실시됐다. 휴대폰 가입자가 3300만명 규모지만 모바일 광고는 잠재적인 가치만 인정받았을 뿐 아직까지 정착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모바일 광고시장이 형성되는 듯한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3세대(G) 멀티미디어 통신과 광고가 결합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등장,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대형 광고주들도 모바일 광고의 파급력에 조금씩 관심을 두면서 모바일 광고가 새로운 광고 형태로 떠오를 전망이다.

 ◇시장 형성 가능성 대두=SK텔레콤 안승윤 포털사업본부장은 “최근 동영상을 통해 실시했던 속옷 광고는 유명 전자상거래 업체의 매출보다 많아 모바일 광고의 잠재력이 어느정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경우 월말 현재 동영상 모바일 광고 서비스인 ‘모아’(MOA) 단말기 보유자가 시작 두달여에 20만명을 기록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광고를 보면 광고주들이 가입자에게 광고비를 돌려주기 때문에 가입자가 많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모아 단말기 가입자는 광고를 보겠다고 능동적으로 신청한 가입자라는 점에서 모바일 광고의 적극적인 소비자층으로 분류된다.

 대형 광고주들의 ‘노크’가 많아지고 있다. 지난 3월 음식료회사인 한국코카콜라는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 무선인터넷에 브랜드 광고를 했다. 지난 5월에는 OB맥주가 KTF 등 이통 3사와 ‘맥주 피처 휴대폰 쿠폰’이라는 광고를 실시했다. 자동차 회사도 자동차 경매를 실시하기도 했다. 광고주측에서는 모바일 광고 기간중 평소보다 많은 매출을 올려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CRM과 첨단 기법의 접목=3300만 휴대폰 가입자. 이동전화사업자들에 가입자들의 정보가 다양한 형태로 저장돼 있다. 이통사들은 그동안의 음성통화위주의 매출구조에서 벗어나 가입자 DB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수익 모델을 연구중이다.

 이를 위해 통신회사들은 이미 수년전부터 고객관계관리(CRM) 기법을 도입했다. 통신회사들은 CRM을 통해 가입자들의 동의를 받아 연령·성별·취향 등의 정보를 정리해왔다. 준비된 DB를 이제 활용하면 되는 상태다.

 이 기반 위에 최근 3세대 멀티미디어 통신망과 위치기반서비스(LBS)가 올라섰다. 이미 SK텔레콤은 동영상 기반 광고를 실시중이며 KTF도 동영상 기법 도입을 검토중이다.

 이와 함께 GPS를 활용, 가입자의 위치와 인근 상점을 연결시킨 모바일 광고도 정밀도를 더해가면서 시장 형성에 한몫을 하고 있다. KTF 관계자는 “특정 지역에 분포한 특정 성별·연령·경제력 등을 구분해 개인화된 광고가 실시될 경우 모바일 광고는 효과를 톡톡히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가시밭길=모바일 광고의 상황이 시간이 갈수록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기업들의 인식이 좋아져 대형 광고주들도 더러 참여하고 해서 이통 3사의 올해 모바일 광고 매출이 대략 2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실무자들은 애로사항이 많다고 토로했다. LG텔레콤 박용근 과장은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전체 광고시장 자체가 축소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불황때 광고비부터 삭감하기 때문이다.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회사들은 모바일 광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데 비해 과거 시장에 집착하는 기업들은 ‘뉴미디어’ 자체에 대해 거부감을 표시하는 것도 어려움이다.

 이통사의 모바일 광고 담당자들은 “우리보다 통신이 덜 발달된 외국에서도 CRM을 이용한 목표(타깃) 마케팅이 본격화되고 있어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은 경기상승 국면이 오면 급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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