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체계 亞 독자정책 추진
미국 중심의 인터넷 체계에서 벗어나려는 정부 및 기업들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는 차세대 인터넷 주소체계인 IPv6 분야에서 미국이 아닌 한·중·일이 주도하는 아시아권의 독자적인 정책을 추진키로 했으며 국내 기업들도 미국 주도의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의 획일적인 관리체계로 이뤄지고 있는 현행 인터넷 주소(도메인) 기반에서 탈피, 속속 독자적인 대안 서비스를 내놓기 시작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26일 “이제까지는 미국의 체계를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방식이었지만 IPv6 등 차세대 신규 시장에서만큼은 독자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앞선 일본과 한국이 합심할 경우 미국이나 유럽을 따돌리고 경쟁에서 앞서나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달 8일 제주도에서 제2회 한·중·일 3국 IT장관회담을 갖고 IPv6 관련기술 및 기기의 보급촉진을 위해 3국이 정보교류와 연구개발, 표준화에 공조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방침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우리나라의 인터넷 인구가 2800만명에 이르고 활용 측면에서도 세계 어떤 나라보다 앞서가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인터넷 모델만으로는 서비스 역동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ICANN이 독점 관리하는 현행 인터넷 주소 서비스에서도 탈미국 바람이 불고 있다.
마이별닷컴(대표 송재형)은 기존 http가 아닌 독자적인 인터넷 프로토콜을 개발, 28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점별 서비스에 대한 시연회를 갖고 ICANN이 주도하는 인터넷 도메인 서비스 시장에 도전장을 낸다. 점별 서비스는 http를 사용하는 기존 인터넷 사이트와는 달리 byul이라는 독자적인 프로토콜을 사용하고 있으며 도메인 형태도 영문이나 다국어, 숫자뿐만 아니라 이모티콘, 각종 기호 등도 사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서비스다. 이미 교보문고와 CJ가 각각 ‘.책’ ‘.교보’와 ‘.cj’라는 일반 상위 도메인을 확보한 상태다.
넷피아(대표 이판정) 역시 ICANN의 관리체계를 거치지 않는 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를 통해 주권국가의 도메인 독립을 주장하고 있다. 넷피아의 서비스 모델은 이미 우리나라에서만 20만개에 가까운 한글인터넷주소가 판매됐으며 현재 태국·대만 등 전세계 90개에 이르는 비영어권 국가들을 대상으로 자국어 도메인을 강조하며 ICANN 주도에 제동을 걸고 있다.
ICANN과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국가 도메인 운영기관인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도 일본·중국과 함께 자국어 도메인컨소시엄(MINC)을 결성, 독자성 확대에 나서고 있다. 밍크는 한글.kr에서 한걸음 나아가 한글.한국 형태가 가능한 완전한 자국어 도메인 서비스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