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바이러스연구센터 설립 스티브 창 트렌드마이크로 회장

"세계 수준의 백신기술 보여줄터"

 “백신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으며 그 대안은 서비스입니다.”

 스티브 창 트렌드마이크로 회장은 바이러스을 막는 방법이 제품 위주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3대 백신업체이자 서버용 백신시장의 선도기업인 트렌드마이크로의 창업자가 백신의 효용성에 의심이 가게 만드는 발언을 한 셈이다.

 창 회장은 변화의 필요성을 고객의 요구에서 찾았다.

 “고객의 관심은 어떤 백신을 사느냐가 아니라 과연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가의 여부입니다. 바이러스 대책이 서비스 중심으로 바뀌면 백신을 설치하고 운영하는 수고를 덜어 생산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방법론을 한국에서 실현하기 위해 그는 바이러스연구센터 설립이라는 강수를 뒀다. 지금까지 외국 백신업체는 영업이나 마케팅조직만으로 지사를 꾸려왔는데 이제 토종업체와 마찬가지로 기술개발 조직을 함께 가져나간다는 계획이다. 본지 8월 26일자 7면 참조

 이를 위해 트렌드마이크로는 스마트카드 솔루션업체인 재익정보통신과 바이러스 연구센터를 운영할 합작법인인 한국정보보안센터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조만간 법인등록을 마치고 본사 핵심 연구원 3명을 국내에 파견해 3∼4개월에 걸쳐 운영 인력을 양성한다는 방침이다. 예정대로라면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서비스가 가능할 전망이다.

 바이러스연구센터의 설립으로 국내 고객은 한국어로 된 바이러스 기술지원 및 관리서비스를 연중 무휴로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외국에서 발생한 바이러스는 물론 국내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실시간 대응이 가능해진다.

 창 회장은 바이러스연구센터를 지렛대 삼아 안철수연구소와 하우리가 주도하는 국내 백신시장의 판도 변화를 꾀할 것이라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던 기술지원 수준이 같아지면 제품 수준이나 서비스의 질에서 한발 앞선다는 판단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만일 우리가 제공하는 바이러스 대응서비스를 받는 고객이 바이러스 피해를 입으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할 것”이라고 방침을 밝혔다. 신종 바이러스가 발생하고 2시간 이내에 그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이용료의 20%를 무조건 반환하게 된다.

 트렌드마이크로는 이 서비스의 초점을 금융권과 대기업, 그리고 주요 공공기관에 맞췄다. 이 시장은 비용보다는 확실한 바이러스 대책을 요구하는 것이 공통점이다.

 창 회장은 “지금까지 외국 백신업체가 한국 업체에 이끌려 가는 양상을 보였는데 앞으로는 세계적인 수준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줄 것”이라며 백신시장에서 토종업체와의 진검승부를 시사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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