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화의 창달과 확산을 위한 대표적인 대중 이벤트를 든다면 ‘과학축전(Science Festival)’이 있다. 대중도 과학을 재미나게 즐기면서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신명나는 잔치다. 그래서 대부분의 서방 국민은 전통적으로 과학축전이라는 학습의 장을 통해 과학지식을 머리에 흡수하고 과학정신을 가슴에 수용해왔다.
13일부터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과학축전’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행사는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을 국정의 핵심과제로 표방한 참여정부 들어 처음 개최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이번 과학축전의 주제는 ‘과학기술, 퓨전, 그리고 미래’다. 퓨전(fusion)과 하이브리드(hybrid)는 21세기를 열어가는 키워드다. IT·BT·NT 등 과학기술부문간 상호융합은 물론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인문사회 분야와의 복합을 통해 새로운 지평의 창의적인 과학기술, 인간과 사회를 위한 의미있는 과학기술을 진흥해 나가자는 의미다.
이번 행사는 종전보다 진일보한 몇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우선 관람객이 과학기술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이 아니라 사회경제적인 맥락에서의 과학기술의 의의와 역할·중요성에 대해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노력했다. 기존 과학기술지식에 더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책적 연구개발사업의 이해와 그것을 통한 미래사회 모습을 가늠해볼 수 있도록 했다. 대중과의 피드백을 통한 양방향 대화를 중시한 것이다.
원래 과학문화란 사회 구성원이 과학기술을 중시하고 존중하는 가치관과 신념을 공유하고 ‘합리·효율·창의’의 과학정신을 행동과 일상생활에 적용하고 실천하는 사회풍토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의 과학문화는 비단 과학기술의 혁신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정치·경제·사회 모든 부문에 걸친 총체적 혁신을 위해 없어서는 안될 정신적 인프라요, 기반적 사회자본이다.
과학문화는 범사회적 차원에서 창달되고 확산돼야 할 시대적 명제다. 그 수단적 일환인 과학축제는 앞으로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 일회성 행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전국 주요 지방에서 지역 실정에 부합되는 알찬 과학행사들이 훨씬 많이 개최돼야 한다. 독일의 경우 2000년 물리의 해, 2001년 생명과학의 해, 2002년 지구과학의 해, 2003년 화학의 해를 설정하고 중앙정부 주정부 연구소학회, 그리고 각급 학교가 힘을 합쳐 전국 곳곳에서 과학축전을 연중 벌이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우선 내년 한 해만이라도 ‘과학문화의 해’ 또는 ‘과학기술혁신의 해’로 지정해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월단위로 적정한 주제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목적지향적인 과학 관련 각종 행사와 프로그램을 추진해 전국민의 머리와 가슴에 ‘과학기술’을 심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학기술계가 선두에 나서고 정부·지자체·언론·시민단체 등이 적극적인 후원자가 돼야 한다. 이렇게 되면 필시 ‘제2의 과학기술입국’을 뒷받침해줄 과학문화의 꽃을 활짝 피게 해줄 것이다.
◆최영환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 choiyh@sciencea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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