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자번호표시(CID)서비스를 놓고 통신사업자와 시민단체가 팽팽히 대립한 가운데 통신사업자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요금인하를 검토중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동전화 및 유선전화사업자들은 시민단체와 정치권의 CID 요금인하 압력이 최근 거세지자 요금인하에 대해 내부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보통신부와 통신사업자들이 CID 요금인하에 대해 얼마전부터 협의를 진행중이나 인하폭과 시기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선 휴대폰 CID 요금을 먼저 인하하고 추후에 유선전화도 인하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인하폭은 CID 요금 전면 무료화와 현재 수준의 절반 정도만 받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YMCA 등 20여개 시민·소비자단체로 이뤄진 발신번호표시 무료화 소비자행동은 12일 서울 YMCA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CID 서비스는 원가가 없는 것이므로 완전 무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행동 관계자는 “CDMA 기술방식 자체가 CID를 기본값으로 제공해 별도의 개발비용을 들이거나 새로운 설비를 투자한 게 아니다”며 “원래 무료로 하면 마케팅 비용 등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통신사업자들은 사생활보호를 위해 ‘익명호수신제한’ ‘착신전환’ ‘발신자번호표시제한’ 등의 서비스를 위해 별도의 장비를 증설해야 할 뿐 아니라 데이터베이스를 별도로 관리해야 해 수백억원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반박했다.
한 통신회사 관계자는 “CID는 50여개 부가서비스 중 하나며 부가서비스는 돈을 벌기 위해 고안한 것”이라면서 “원가보상이 끝났다고 무조건 무료화하라는 것은 사업을 포기하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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