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훈 정문정보 회장(57)은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정 회장의 행적을 뒤쫓다 보면 드라마틱한 정문정보의 과거·현재 그리고 미래를 그려 볼 수 있다. 정 회장은 ‘이립’의 나이인 76년 출판업으로 시작, 93년 전자산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어 97년 코스닥에 등록하고 중국과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 세계 시장을 겨냥해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중이다. 보수적인 출판분야에서 전자산업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아무런 배경없이 기술력만으로 매출 1000억원대의 회사를 일궈낸 것이다.
“76년 을지로에 ‘정문사’라는 소규모 출판회사가 모태입니다. 인쇄·출판을 하면서 미디어 분야의 안목을 넓혔고 미국 MS와 미디어 유통업체(AR)로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으로 전자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정 회장은 당시 디지털시대에는 기록매체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견하고 별다른 망설임 없이 미디어사업에 진출했다. 다행히 정 회장의 안목은 적중해 전자 분야의 ‘신출내기’임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MS AR사업을 발판으로 97년 30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99년 672억원, 2002년 1105억원에 이어 올해는 130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디지털시대에는 한 순간만 방심해도 뒤떨어지기 십상입니다. 미래를 보고 투자와 연구·개발에 나서야 합니다. 미디어 시장만해도 초기 FD(플로피디스크)에서 CD, 지금은 DVD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정 회장은 “진취적인 경영 마인드가 지금의 정문정보를 이룬 버팀목”이라며 “국내시장이 데뷰무대였다면 이제는 세계시장에서 정문정보의 미래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멕시코 공장을 설립한데 이어 아시아 시장을 위해 중국에 현지 공장을 설립했고 유럽 시장을 위한 교두보로 슬로바키아 지역을 선정하고 투자를 위한 시장조사중”이라고 덧붙였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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